중앙은행장에 소환장, 미국 국격 튀르키예 수준으로[시나쿨파]
-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소환장을 발부했다는 소식으로 국제 금융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대표적 안전 자산 금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달러는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미국 증시는 호실적 기대로 소폭이나마 상승했지만,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지난 11일 파월 의장은 자신의 X에 동영상을 올려 검찰로부터 소환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파월 의장이 의회 청문회에서 연준의 25억 달러 상당의 증축과 관련, 위증했다며 소환장을 발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월 의장은 이같은 사실을 스스로 공개하며 연준의 독립을 위해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그동안 트럼프와 갈등을 피해 왔던 파월 의장이 작심하고 전면전을 선언한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분석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틈만 나면 파월 의장에게 금리를 내리라고 압박했다. 그런 그가 검찰을 동원, 파월에게 소환장을 발부하는 방법으로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것.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보다 못한 전직 연준 의장과 재무장관들이 나섰다.
이들은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조사는 검찰을 이용해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하려는 전례 없는 시도'라는 성명을 냈다.
앨런 그린스펀, 벤 버냉키, 재닛 앨런 등 살아 있는 연준 의장이 모두 서명한 것은 물론, 4명의 전직 재무장관도 동참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이같은 방식은 신흥 시장에서나 볼 수 있은 것으로, 경제 전반에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직 경제 관료들이 지적한 대로 트럼프의 이번 조치는 신흥 시장 즉 개발도상국에서나 발생할 법한 ‘사건’이다.
최근 예로는 튀르키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2014년 집권한 이래 지금까지 터키를 통치하고 있다.
그는 임기 중 물가가 높은 데도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앙은행장에게 금리 인하를 명령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해임하는 등 반시장적 조치를 일삼다 결국 경제 위기를 자초했다.
한때 튀르키예의 인플레이션은 80%를 웃돌았으며, 이로 인해 리라화 가치가 5년간 474% 폭락했었다. 이에 따라 튀르키예는 파산 직전까지 몰렸었다.
지금은 어느 정도 회복했지만, 행정부가 중앙은행을 장악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그런데 트럼프가 에르도안 흉내를 내고 있다. 전직 중앙은행장과 경제 관료들의 지적대로 트럼프가 미국의 국격을 개도국 수준으로 끌어내린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해 1월 20일 취임했다. 트럼프가 미국의 국격을 세계 최고의 선진국에서 개도국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데 1년도 걸리지 않은 것이다. 이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다. 실로 엄청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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