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 '상호관세' 위법성 판단 연기…트럼프 행정부는 '플랜B' 준비
IEEPA 근거 관세 권한 적법성 여부 쟁점, 기부과 관세 환급 여부도 관심
하급심은 '대통령 권한 초과' 판단…베선트 "뒤죽박죽인 판결될 수도"
- 류정민 특파원, 권영미 기자
(워싱턴·서울=뉴스1) 류정민 특파원 권영미 기자 =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부과한 관세의 위법성을 둘러싼 사건에 대해 9일(현지시간) 판결을 내리지 않았다.
당초 이날 판결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관세 사건은 이날 발표된 판결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연방대법원은 이날 형사 사건 한 건에 대해서만 판결을 선고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전면적 글로벌 관세 조치의 합법성을 가리는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판단을 미뤘다. 연방대법원은 통상 판결 발표일은 사전에 공지하지만, 어떤 사건을 선고할지는 공개하지 않는다.
앞서 CNBC 등 현지 언론은 대법원이 9일 정기 판결 발표일에 관세 관련 판단도 포함할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이날 미국 동부시간 오전 10시(한국시간 다음 날 오전 0시)를 전후해 판결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대통령이 IEEPA를 근거로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권한이 있는지, 그리고 관세 부과가 위법으로 판단될 경우 행정부가 이미 징수한 관세를 수입업체들에 환급해야 하는지 여부다.
이 사건은 지난해 11월 5일 연방대법원 구두변론을 거쳤다. 당시 보수·진보 성향 대법관들 모두 국가 비상사태 시 사용하도록 마련된 1977년 제정 법률인 IEEPA가 관세 부과 권한까지 부여하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트럼프 행정부에 불리한 판결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했다. 하급심 법원들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법적 권한을 넘어 관세를 부과했다고 판단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미국을 재정적으로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이달 2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연방대법원이 관세에 반대하는 판결을 내릴 경우 이는 미국에 '끔찍한 타격(terrible blow)'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무역적자와 관련된 국가적 비상사태를 이유로 IEEPA를 발동해, 개별 국가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대해 이른바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s)를 부과했다.
한국에는 25%를 부과했지만 이후 협상을 통해 15%로 낮췄고, 일본, 유럽연합(EU)도 협상을 통해 1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그는 또 같은 법을 근거로 중국, 캐나다, 멕시코에 대해서도 펜타닐을 비롯한 불법 마약 밀반입을 국가 비상사태로 규정하며 소위 '펜타닐 관세'도 부과했다.
이번 소송은 관세로 피해를 입은 기업들과 민주당이 주지사를 맡고 있는 주를 중심으로 한 12개 주 정부가 제기했다. 이번 판결은 대통령 권한의 범위를 가르는 중대 시험대이자, 2025년 1월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공화당 소속 대통령의 광범위한 권한 주장을 연방대법원이 어디까지 견제할지를 가늠하는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8일 미네소타 경제클럽 행사에서 "뒤죽박죽인(mishmash) 판결이 나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위법 판결이 내려질 경우 협상력이 약화할 수 있다면서도, 품목별 관세의 근거로 삼고 있는 1962년 무역확장법 232조 등 다른 법적 근거를 활용해 대부분의 관세를 유지하는 '플랜B'를 고려할 수다고 밝혀왔다. 다만 대규모 환급 명령이 내려질 경우 행정부의 재정 적자 축소 노력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로 2025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에 약 1950억 달러(약 284조 원), 2026회계연도에는 추가로 620억 달러(약 90조 원)가 징수됐다.
로이터는 환급 명령 가능성에 대비해 일부 기업들이 정부를 상대로 선제적 소송에 나서는 등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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