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법 필요없다" 트럼프의 섬뜩한 美우월주의[최종일의 월드 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01.06 ⓒ 로이터=뉴스1 ⓒ News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01.06 ⓒ 로이터=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미국 우선주의'가 기본적으로 "우리부터 챙기자" "우리가 손해보는 장사는 안 한다"는 고립주의적·거래적 태도라면, '미국 우월주의'는 "우리가 제일 강하니 우리 마음대로 하겠다"는 정복자의 가치관으로 해석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욕타임스(NYT)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한 발언들은 2기 행정부의 비전은 '미국 우선주의'와 함께 '미국 우월주의' 성격도 띠기 시작했다는 판단에 강하게 힘을 실어준다.

그는 군통수권자로서 자신의 권한은 자신의 "도덕성(morality)"에 의해서만 제약을 받는다면서, 헌법이나 법률이 아닌 자신의 개인적 판단이 국가의 최종 의사 결정 기준임을 분명히 했다. 국제법에 대해선 지키겠다면서도 "정의는 내가 내린다"며 미국 혹은 미국의 지도자는 그 어떤 법에도 구속받지 않는 우월한 존재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령 그린란드 획득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유지 가운데 '무엇이 더 우선순위냐'는 질문엔 "선택의 문제일 수 있다"며 안보 동맹의 가치보다 영토 확장이란 실리가 더 중요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나토는 미국 없이는 사실상 쓸모없다'는 나토 무용론도 언급하며 나토는 미국이 베푸는 서비스에 불과하다는 미국 중심적 인식을 드러냈다.

또 부동산 재벌 출신인 트럼프는 '왜 그 영토를 소유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것이 성공을 위해 심리적으로 필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라며 "소유권은 임대나 조약으로는 할 수 없는 것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1951년 맺은 방위조약으로 그린란드에 군사 기지를 건설하고 운영할 권리를 갖고 있지만 협력이 아닌 소유를 원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번 논란과 관련, 백악관이 그린란드 획득을 위한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가운데 덴마크 총리는 "미국이 나토 회원국을 군사적으로 공격한다면 모든 것이 중단될 것"이라며 "나토 전체가 해체되고 제2차 대전이 끝난 이후 유지되어 온 안보도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정권을 바꾼 것은 실질적 위협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라 주장했는데, 이는 '힘을 통한 현상 변경'이 가능하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그러면서 중국이나 러시아가 같은 논리로 대만이나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는데 미국이 정한 위협이 국제적 기준이 된다는 '미국 우월주의'에 기초한 발언으로 읽힌다.

미국의 정치 컨설팅 회사 유라시아그룹은 최근 올해 전 세계가 직면할 '10대 리스크'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1위로 '미국의 정치 혁명(Political Revolution)'을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권력 견제 장치를 체계적으로 해체하고 정부 기구를 장악해 정적 공격의 무기로 삼으면서, 미국 정치 시스템이 근본적인 변곡점에 섰다는 분석이다.

국가의 정책 방향에 우월주의가 깔린다면 국제 사회의 안정과 예측 가능성은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트럼프 2기의 비전은 그래서 단순한 정책 변화가 아니다. 세계 질서에 장기적이고 심각한 도전으로, 국가의 우월주의가 남겼던 20세기 어둠의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

allday3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