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베네수 석유 접수 본격화…"무기한 독점 통제" 공언

트럼프 "베네수와 새 석유 거래 합의"…베네수 국영석유기업 "美와 상업거 거래 진전"
해상봉쇄로 베네수 정부 선택지 없어…美, 베네수 원유 최대 구매국 中 견제 의도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케네디-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하원 공화당 의원 연례 정책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1.6 ⓒ 로이터=뉴스1 ⓒ News1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군사작전을 통해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의 새로운 임시지도부를 상대로 베네수엘라 석유 사업 접수를 본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베네수엘라가 미국에 석유를 판매하는 새로운 거래에 합의했다며 베네수엘라는 그 대금으로 미국산 농산물과 의약품 등을 포함한 "미국산 제품만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6일)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가 3000만~5000만 배럴의 석유를 미국에 인도할 것이고 자신이 자금을 관리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와 독점적 석유 거래를 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상·하원에 베네수엘라 상황과 관련해 비공개 브리핑을 진행하면서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확보해 판매할 계획이며 수익금은 베네수엘라 안정화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골드만삭스 행사에 참석해 "우선은 쌓여 있던 저장 석유부터 판매하고, 앞으로는 무기한 베네수엘라에서 생산되는 석유를 시장에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인 PDVSA도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과의 석유 판매 협상이 진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PDVSA는 "(미국과의 협상은) 셰브론과 같은 외국 파트너사들과 맺은 기존 조건들을 토대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 과정은 합법적이고 투명하며 양측 모두에 이익이 되는 조건하에 철저히 상업적인 거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셰브론은 베네수엘라에서 운영 중인 유일한 미국 석유 대기업으로, 베네수엘라에서의 원유 생산과 수출을 막는 미국 정부의 제재 면제를 받고 사업을 진행해 왔다.

여전히 베네수엘라 해상 봉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은 자국에 유리한 조건으로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네수엘라는 수백만 배럴의 원유를 저장해 놓은 상태지만, 미국의 해상 봉쇄로 선적하지 못하면서 저장고가 가득 차고 있어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

미국은 과거 우고 차베스 정권의 국유화 조치로 막대한 손실을 입고 철수한 미국 석유기업들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 새로운 석유 거래를 통해 얻은 수익금으로 과거 이들이 차베스 정권 당시 국유화 조치로 입은 손실을 보상해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미국 최대 석유회사인 엑손모빌은 베네수엘라가 자사에 약 200억 달러를 빚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코노코필립스가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액은 120억 달러에 달한다.

또한 미국은 베네수엘라와의 독점적 석유 거래를 통해 수익과 함께 중국에 대한 견제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중국은 베네수엘라의 최대 석유 수입국으로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석유 매장량은 약 3040억 배럴로 세계 1위로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많다. 그러나 차베스 집권 당시 석유 산업을 국유화하면서 해외 석유 기업들이 철수했고 생산량은 급감했다. 현재 베네수엘라의 일일 생산량은 100만 배럴을 밑돌고 있다.

베네수엘라가 미국과 불리한 석유 판매 협상을 하는 것을 놓고 미국이 제국주의 시대 식민지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카리브해에 병력을 배치한 채 베네수엘라 임시정부를 위협하고 있어서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석유 판매 협상을 두고 "베네수엘라가 자국 석유 산업을 미국 석유 회사들에 개방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군사 개입을 감수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PDVSA의 이사인 랑헬은 "우리가 미국에 빚을 졌기 때문에 그 석유가 자기들 것인 양 행동하려는 (트럼프의) 의도대로는 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에 아무것도 빚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