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베네수 공격에 머리 쥐어뜯는 마가…"美우선주의 맞냐"

일부 친트럼프 및 극우 인사들 "석유·정권교체 위한 것"…내부 분열상
'마약' 명분에 루머 "펜타닐은 멕시코" 갸우뚱…행정부 내 메시지 혼선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열린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체포·이송 작전에 기자회견에서 관련 상황에 대한 댄 케인 합참의장의 보고 내용을 듣고 있다. 2026.01.03.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행한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그의 핵심 지지기반인 마가(MAGA) 세력에 심각한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등이 트럼프 통령의 오랜 공약이었던 '끝없는 전쟁의 종식'과 불개입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공화당 내부에서 터져 나오면서다.

이번 사태는 트럼프식 외교 노선의 정체성을 두고 지지층 내부의 이념 갈등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파 측근들 사이에서도 원성이 나왔다. 한때 열렬한 트럼프 지지자였던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공화·조지아)은 NBC 방송에 출연해 "(이번 작전은) 미국인을 위한 게 아닌 대기업과 은행, 석유회사 임원들을 위한 낡은 각본이었다"고 맹비난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과 니콜라스 마두로 부부 체포 후에 3일(현지시간) 미 법무부 소속 연방 요원들이 브루클린 연방 구치소(MDC 브루클린) 옆 법무부 건물 밖에서 경계를 서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2025.01.03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종일 선임기자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공화·켄터키) 또한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베네수엘라 사태는 마약이 아니라 석유와 정권 교체에 관한 것"이라며 "이건 우리가 투표했던 쪽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책사로 불렸던 스티브 배넌 또한 작전 자체는 칭찬하면서도 "부시 행정부 시절 이라크에서의 실패를 떠올리게 한다"며 지지층의 혼란상을 짚었다.

마가 진영의 극우 논객들도 비판에 합세했다. 캔디스 오언스는 시리아·아프가니스탄·이라크 사례를 언급하며 "미 중앙정보국(CIA)이 '글로벌리스트 사이코패스'들의 사주를 받아 또다시 국가에 대한 적대적 인수를 감행했다"는 음모론을 폈다.

폭스뉴스 진행자였던 우파 논객 터커 칼슨은 "지난 80년간 미국의 정권 교체 시도가 미국이나 세계에 도움이 된 사례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란에 대한 핵 시설 공습을 지지했던 음모론자 로라 루머도 "펜타닐이 실제로는 멕시코에서 생산되는데 베네수엘라를 표적으로 삼는 게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메시지가 엇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할 것"이라고 했지만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미국의 이익이 되도록 정책을 운영한다는 의미"라며 미군 주둔을 배제했다. 이런 불일치는 이번 작전의 최종 목표와 전략에 대한 지지층의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에게 이끌려 '퍼프 워크'(perp walk·수사기관이 피의자를 언론 카메라에 의도적으로 노출시키는 행위)를 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백악관 긴급대응 엑스 계정 게시물 캡쳐) 2026.1.4/뉴스1

물론 대다수 공화당 의원들은 이번 작전을 지지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고 있다. 케빈 카일리 하원의원(공화·캘리포니아)은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보호하는 외교 정책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베네수엘라가 지리적으로 가깝고 러시아와 중국 등 미국의 적대국과 연결돼 있어 미국의 안보 이익을 위한 개입이 정당하다고 봤다.

이번 사태는 결국 '미국 우선주의'의 정의 자체에 대한 논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짐 조던 하원의원(공화·오하이오)은 CNN 인터뷰에서 "미국 우선주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미국 우선주의는 기본적으로 내가 말하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며 논란을 인정하지 않았었다. '미국 우선주의'가 명확한 원칙이라기보다는 대통령 개인의 판단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되는 정치적 슬로건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브라이언 시밍 위스콘신주 공화당 위원장은 NYT에 "이번 작전이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해당한다고 사람들을 납득시키는 건 어렵지 않다"며 "베네수엘라는 미국과 가깝기도 하고, 이건 다른 전쟁과 달리 일반인들이 '혹시 우리 가족이 전쟁에 징집되는 건 아닐까' 하고 걱정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past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