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체포 '적법성 논란' 확산…"기소장만으론 군사작전 명분 부족"

마약 밀매 혐의도 국제 기준에 못 미쳐…'자위권' 행사와 연결 가능성
불법 작전이라도 미국에 책임 묻지 못할 듯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미국 마약단속국(DEA) 본부에서 DEA 요원들에 의해 이끌려가고 있다. 2025.1.3 ⓒ AFP=뉴스1 ⓒ News1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공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 및 호송한 것과 관련해 적법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앱솔루트 리졸브'(확고한 결의) 작전을 실행, 육군 최정예 특수부대인 델타포스를 베네수엘라로 투입해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아내인 셀리아 플로레스를 체포해 뉴욕주 스튜어트 공군 주방위군 기지로 이송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뉴욕 브루클린의 메트로폴리탄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작전의 논란 가능성을 의식한 듯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부인 및 아들, 정치 지도자, 국제 범죄 조직의 수장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뉴욕 연방 대배심에 기소된 상태이며 법무부가 마두로 체포를 위해 군사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번 군사 작전이 형사 사건 피의자를 검거하기 위한 법 집행 절차였음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미국 헌법상 군 통수권자는 대통령이지만 전쟁 선포 권한은 의회에 있으며 대통령의 군사 행동은 제한적 범위에서 국가 이익에 부합할 경우에만 행사하도록 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작전을 실행하기 전 의회에 통보하지 않았다.

미국 컬럼비아대의 매슈 왁스먼 국가안보법 교수는 "형사 기소만으로는 외국 정부를 전복하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할 권한이 주어지지 않는다"며 "행정부는 아마도 이번 작전을 자위권과 연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1989년에도 파나마를 침공해 비합법적 지도자로 규정한 파나마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를 축출한 바 있다. 당시 미국은 파나마군이 미군 병사 한 명을 살해한 것을 명분 삼아 미국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했다고 밝혔다.

국제법에서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이나 자위권과 같은 제한적인 상황을 제외하고는 국제 관계에서 무력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국제법 전문가들은 마약 밀매와 조직 폭력은 형사 범죄로 간주되며 군사적 대응을 정당화할 수 있는 국제적 기준인 '무력 충돌'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이번 작전이 표적화된 법 집행 임무이자 미국이 장기적으로 베네수엘라를 통제하는 잠재적 서막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러미 폴 노스이스턴대학 헌법학 교수는 "이것이 법 집행 작전이었다고 말해놓고 이제 와서 말을 바꿔 우리가 그 나라를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며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미국의 재능과 추진력, 기술로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을 건설했지만, 이전 행정부 시절, 사회주의 정권이 그것을 우리에게서 강탈했다"며 "우리는 안전하고, 적절하며 현명한 정권 이양이 이뤄질 때까지 베네수엘라를 운영(run)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이번 작전이 불법적으로 이뤄졌다고 해도 국제법을 집행할 수 있는 수단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미국에 실질적인 책임을 물을 가능성도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폴 교수는 "어떤 사법 기관이 트럼프 행정부에 실질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