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케네디家…35살 케네디 외손녀, 희귀병에 요절(종합)
지난달 뉴욕커 기고글서 급성 골수성 백혈병 투병 사실 공개
"평생 착하게 살려 노력했지만…가족의 삶에 또다른 비극 더해"
- 윤다정 기자,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이창규 기자 =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외손녀인 타티아나 슐로스버그가 30일(현지시간) 희귀한 유형의 백혈병 투병 끝에 3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로이터·AFP에 따르면, 슐로스버그의 가족은 이날 존 F. 케네디 대통령 도서관 및 박물관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리의 아름다운 타티아나가 오늘 아침 세상을 떠났다. 그는 언제나 우리의 마음속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슐로스버그는 1990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이자 외교관인 캐럴라인 케네디와 디자이너 겸 예술가인 에드윈 슐로스버그 사이에서 태어났다. 예일대에서 역사학 학사를, 옥스퍼드대에서 미국사 석사를 받았다. 예일대에서 만나 2017년 결혼한 의사 조지 모란과의 사이에 두 자녀를 두고 있다.
뉴저지 지역 매체를 거쳐 뉴욕타임스의 과학·기후 전문 기자로 활동했고, 디애틀랜틱, 배니티 페어 등 주요 매체에도 폭넓게 기고했다. 2019년 출간된 저서 '눈에 띄지 않는 소비: 당신이 모르는 환경적 영향'은 2020년 환경 저널리스트 협회의 레이첼 카슨 환경 도서상에서 1위를 수상했다.
지난달 뉴요커 기고문 '내 혈액과의 싸움'을 통해 지난해 희귀 변이를 동반한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2024년 5월 둘째 아이를 출산한 뒤 비정상적으로 높은 백혈구 수치를 통해 이를 처음으로 인지했다. 이 병은 주로 고령 환자와 9·11 테러 현장의 초기 대응자들 사이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슐로스버그는 "가장 최근의 임상시험 기간 동안 담당 의사는 나를 1년 정도, 어쩌면 그 정도까지는 살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내 첫 번째 생각은, 내 눈꺼풀 안쪽에 영구적으로 새겨진 아이들이 나를 기억하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고 적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자신에게는 외당숙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해서는 "나는 병원 침대에서, 상식과 논리를 무시하고 의학·공중보건·정부 분야에서도 전혀 일한 적 없는 바비가 그 직책에 인준되는 모습을 지켜봤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른바 '케네디가의 저주'로 불리는 비극을 여러 차례 겪은 가족들에게 자신의 죽음이 가져올 고통을 두려워하는 내용도 기고문에 담겼다.
외할아버지인 케네디 전 대통령은 1963년 암살당했고,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동생인 로버트 F. 케네디 전 법무장관 역시 1968년 유세 도중 암살됐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아들 존 F. 케네디 주니어는 1999년 경비행기 추락 사고로 숨졌다.
슐로스버그는 "평생 착하게 살려고 노력했다. 좋은 학생, 좋은 누나, 좋은 딸이 되려고 노력했고, 어머니를 보호하고 절대 어머니를 화나게 하거나 속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이제 난 어머니의 삶, 우리 가족의 삶에 또 다른 비극을 더하게 되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토로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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