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 엡스타인 사진 추가 공개…"촘스키·우디 앨런·빌 게이츠"

'롤리타' 소설 문구 적힌 여성 신체 사진도

미국 민주당이 공개한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모습 (출처=민주당 하원 감독위원회)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미국 민주당 의원들이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2019년 사망)이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와 빌 게이츠 등 미국 유력 인사들을 만난 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18일(현지시간) 추가 공개했다.

미국 CBS, CNN 등에 따르면 미국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민주당은 이날 엡스타인의 유족으로부터 입수한 사진 68장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들에는 엡스타인이 촘스키와 함께 전용기에 탄 모습, 게이츠가 얼굴이 가려진 한 여성과 함께 서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두 인사 모두 엡스타인의 성범죄 혐의가 드러나자 과거 엡스타인을 만난 사실을 인정했지만, 엡스타인의 혐의와 연루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 민주당이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가 만난 모습을 공개햇다. (출처=민주당 하원 감독위원회)

또 영화 감독 우디 앨런, 미국의 보수 논객 스티브 배넌, 세르게이 브린 구글 창업자 등 유명 인사를 찍은 모습이 함께 담겨 있었다.

12세 소녀에 대한 남성의 성적 집착을 다룬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소설 '롤리타'의 문구가 적힌 신체 사진도 여러 장 공개됐다.

리투아니아, 러시아, 체코, 우크라이나 등 여러 국가의 여성 여권과 신분증 사진도 다수 등장했다. 알 수 없는 발신자가 이름, 나이, 몸무게 등 신상정보를 보내며 소녀 1명 당 1000달러(약 140만 원)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메신저앱 스크린샷도 있었다.

(출처=민주당 하원 감독위원회)

민주당의 이날 사진 공개는 미국 법무부의 '엡스타인 파일' 공개 기한이 다가오면서 법무부의 파일 공개를 압박하기 위해 이뤄졌다. 엡스타인 파일은 법무부가 엡스타인 사건에 대한 자체 조사와 관련하여 보유하고 있는 문서다.

수년간 정·재계 유력 인사들과 교류했던 금융가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체포된 뒤 2019년 뉴욕 구치소에서 재판을 기다리다 자살했다. 이후 엡스타인이 입막음으로 살해당했다는 의혹이 확산하며 미국 사법제도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미국 의회가 '엡스타인 파일 공개법'을 추진한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법안에 서명했다. 법안에 따라 법무부는 엡스타인 파일을 30일 내 공개해야 하며 기한은 19일까지다.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이 신원 미상의 인물과 "소녀 1명 당 1000달러(약 140만 원)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나눈 모습 (출처=민주당 하원 감독위원회)

민주당은 유족 측이 제공한 이미지에 대한 어떠한 맥락 설명도 제공하지 않았다며 삭제된 부분을 제외하고는 사진을 입수하는 대로 공개했다고 밝혔다.

감독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로버트 가르시아 하원의원은 "엡스타인 파일 공개법 제출 마감일이 다가오면서, 이 새로운 사진들은 법무부가 정확히 무엇을 보유하고 있는지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백악관의 은폐 시도를 끝내야 하며, 법무부는 엡스타인 파일을 즉시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