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스 전 美재무, 소아 성범죄자 엡스타인 이메일에 대외활동 중단
"내 행동 부끄럽다…하버드대 제외 대외 활동 중단한다"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재무부 장관을 역임하고 하버드 대학교 총장을 지낸 저명한 경제학자 로런스 서머스가 소아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사적인 관계를 유지한 사실이 문서로 확인되면서 대외 활동(public commitments)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미국 언론에 따르면 서머스는 이날 저녁 성명을 통해 과거 엡스타인과 관계에 대해 "내 행동이 매우 부끄럽고 내 행동이 초래한 고통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대외 활동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서머스는 다양한 학술 정책 회의에 참석하고 주요 경제학 저널은 물론 블룸버그, FT와 같은 유력한 경제매체에도 글을 기고한 바 있다.
서머스는 공적인 영역에서는 물러나지만 하버드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머스는 하버드대 석좌교수로서 공공정책대학원인 케네디 스쿨 산하 '경영 및 정부 연구 센터'의 책임자를 맡고 있다.
하지만 서머스의 대외활동 중단 선언 이전에도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서머스가 "엄청나게 잘못된 판단력을 보여줬다"고 비판하며 하버드 대학이 서머스와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워런 의원은 서머스가 "미국에서 정치인, 정책 입안자, 기관에 조언하거나 하버드 혹은 다른 교육 기관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FT에 따르면 비영리 경제교류단체인 뉴욕경제클럽은 이번 주 서머스와의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17일 아침 토론회를 연기한다고 확인했다.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매매 및 성착취 혐의로 기소된 후 2019년 수감중 자살했는데 서머스는 한 여성과의 불륜관계를 추구하는 듯한 분위기로 엡스타인에게 연애상담을 한 이메일이 지난주 공개됐다.
일련의 이메일에서 서머스는 2018년과 2019년 엡스타인에게 한 여성과 혼외 관계를 추구하는 것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한 이메일에서 서머스는 이 여성이 자신과 술 한잔하기도 원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메일에서 서머스는 이 여성이 한 회의에서 "똑똑하고 당당하며 명료하고 아름다웠다"며 "난 망했다"라고 썼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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