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반격'…엡스타인-클린턴 등 민주당 인사 관계 수사 지시
법무장관에 "엡스타인과 클린턴·서머스·호프먼·JP모건 관계 조사하라"
엡스타인과 친분은 있지만…성범죄 연루 증거는 없어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억만장자 성범죄자인 제프리 엡스타인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 친민주당 성향 인사 사이의 관계를 수사할 것을 법무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팸 본디 법무장관에 연방수사국(FBI)의 애국자들과 협력해 제프리 엡스타인이 빌 클린턴, 래리 서머스(전 재무장관), 리드 호프먼(링크드인 창업자), JP모건체이스, 그리고 수많은 다른 인물 및 기관들과의 연관성과 관계를 조사해 그들 사이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규명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본디 장관은 엑스(X)를 통해 제이 클레이턴 뉴욕 남부지검장이 수사를 담당할 것이라고 즉각 회답했다. 그는 클레이턴이 "미국에서 가장 유능하고 신뢰받는 검사 중 한 명"이라며 "모든 사안과 마찬가지로, 법무부는 미국 국민에게 답을 제공하기 위해 이 문제를 신속하고 성실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적이 없는 클레이턴은 1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인사들은 엡스타인과 친분은 있으나 성범죄에 연루됐다는 결정적 증거는 없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경우 엡스타인과 과거 친분을 유지하며 엡스타인의 전용기도 수차례 이용했다. 그러나 그가 미성년자 성착취가 이뤄졌던 엡스타인 소유의 섬에 갔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서머스는 하버드대 총장으로 재직할 때 엡스타인으로부터 자선 기부를 받았다. 최근 하원감독위원회가 공개한 이메일에 따르면 서머스는 엡스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2019년까지도 수시로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성범죄 연루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민주당 기부자인 호프먼은 엑스(X)를 통해 자신이 엡스타인과 유일하게 교류했던 것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을 위한 기금 모금이었다고 말했다.
엡스타인은 지난 1998~2013년 JP모건 체이스의 고객이었다. JP모건은 지난 2023년 엡스타인의 피해자들이 소송을 제기하자 2억 9000만 달러를 합의금으로 지불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 지시는 엡스타인 관련 파일을 공개하라는 정치권의 압박을 모면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하원은 다음주에 법무부가 엡스타인과 관련한 모든 기록을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 법안에는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의원 상당수도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gw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