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개발사 인수전 '후끈'…화이자·노보, 입찰가 상향
노보, 멧세라 인수 '기습 참전'에 화이자 "반독점범 위반" 소송
시장 진입 노리는 화이자와 시장 우위 재확보 노리는 노보 대결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비만 치료제 개발사 '멧세라' 인수를 둘러싼 화이자와 노보 노디스크의 경쟁이 소송전으로 격화한 가운데, 양사 모두 입찰가 상향 조정에 나섰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화이자는 최초 73억 달러(약 10조 5500억 원)에서 81억 달러(약 11조 7100억 원)로, 노보는 90억 달러(약 12조 9000억 원)에서 100억 달러(약 14조 4600억 원)로 입찰가를 올렸다. 멧세라는 노보 쪽 인수 조건이 더 우월하다는 입장이다.
노보는 멧세라가 지난 9월 화이자와 합의한 이후, 지난달 30일 기습적인 공개 인수 제안을 시작했다. 이에 화이자는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멧세라와 이사회, 노보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노보의 인수 제안이 화이자와의 합병 계약을 위반하고, GLP-1 의약품 시장에서 경쟁을 저해해 미국 반독점법상 독점 및 공모에 해당한다는 것이 화이자 측의 주장이다.
노보는 화이자 합병 계약상의 모든 제한을 충실히 준수했다는 입장이다. 멧세라는 "법원이 절차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으며, 경쟁 제안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입찰 절차가 진행돼야 함을 보여 준다"고 반박했다.
법원은 이날 예비 검토에서 "이 인수전에 법원이 개입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면서도 절차를 검토하기 위해 5일 추가 심리 일정을 잡았다.
화이자와 노보가 멧세라 인수에 공을 들이는 까닭은 비만 치료제 시장 진입과 경쟁 우위 재확보라는 목적에 각각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화이자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이후 백신 등 관련 제품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또 주요 제품의 특허 만료가 임박한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에 진입해 어려움을 만회할 필요가 있다.
노보는 최근 경쟁사 일라이 릴리의 공세 속에 고전하는 상황이다. 당초 노보의 '위고비'가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선두를 달렸지만,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가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해 나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비만 치료제 시장이 10년 뒤 1500억 달러(약 216조 9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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