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바이낸스 창업자 누군지 잘 몰라"…대가성 사면 부인
"바이든 정부가 자오 창펑 '마녀 사냥', 그는 존경 받는 성공한 기업인"
"가상화폐, 내겐 AI 산업과 다를 바 없어…사면에 누가 뭐라든 신경 안 써"
-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자신이 사면한 세계 최대 크립토(Crypto·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창업자 자오 창펑에 대해 "잘 모른다"면서 대가성을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방영된 CBS와의 인터뷰에서 '2023년에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를 인정한 자오 창펑을 왜 사면했느냐'는 질문에 "그 사람이 누군지는 모른다"면서 "그가 4개월 형을 받았다는 정도만 안다"라고 답했다.
트럼프는 "그리고 그것이 '바이든의 마녀사냥'이라고 들었다"면서 전임자인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정치적 목적으로 자오 창펑을 탄압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그는 "제가 하고 싶은 것은 가상화폐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라면서 "우리가 하지 않으면 그것은 중국으로 가게 될 것이다. 저에게 이것은 AI(인공지능) 산업과 다를 게 없다"라고 말했다.
또 "제 아들들이 저보다 가상화폐에 훨씬 더 깊이 관여돼 있다"면서 "그것이 거대한 산업이고, 우리가 그 선두에 서지 않는다면 중국이나 일본 또는 다른 나라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저는 그 산업을 100% 지지한다"라고 했다.
이어 트럼프는 "이 사람(자오 창펑)은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정말 부당하게 대우받았고 수감됐는데, 그는 매우 존경받는 성공한 사람"이라면서 "그들은 그를 사실상 함정에 빠뜨렸다. 그게 내 생각이며, 그렇게 들었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내가 그렇게 하면 안 좋아 보일 수도 있겠지만 올바른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었다"면서 "저는 그 사람을 전혀 모르고,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악수 정도 했을 수 있지만 만나본 적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미 법무부는 2023년 11월 바이낸스와 자오를 미국의 은행비밀법, 국제비상경제권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했다.
이에 자오는 유죄를 인정하면서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고, 바이낸스는 미국 당국과의 합의를 통해 총 43억 달러 규모의 벌금·몰수금을 내기로 했다. 자오는 이와 별도로 벌금을 물고 2024년 4월 미국 시애틀 연방법원에서 4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0월23일 브리핑에서 자오에 대한 사면 관련 질의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헌법상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 사건은 바이든 행정부가 지나치게 과도하게 기소하고 추궁한 사안"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트럼프와 인터뷰한 노라 오도넬 CBS 수석 기자는 '자오 창펑은 미국 내 테러 단체들이 수백만 달러를 이리저리 옮길 수 있도록 했고, 혐의도 인정했다. 그리고 2025년에 그의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의 스테이블코인 20억 달러 규모 인수를 지원했다'면서 거듭 "대가성 거래로 보이는 정황에 어떻게 답하겠느냐"고 물었다.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은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가상화폐 기업이다. 바이낸스는 아부다비 국부펀드 계열 투자사인 MGX로부터 2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고, 이 투자는 월드 리버티가 출시한 스테이블코인 'USD1'을 공식 결제 수단으로 활용해 이뤄졌다. MGX가 USD1 20억 달러어치를 매입해 이를 바이낸스 투자금으로 사용하는 구조다.
트럼프 대통령은 "저는 그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다른 일들로 너무 바빴기 때문"이라면서 재차 아들들이 가상화폐 산업에 관여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변하며 이의 대가성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저는 단 한 가지, 가상화폐 분야에서 우리가 1위가 될 수 있느냐에만 관심이 있다. 기본적으로 1위만 존재하는 산업이다. 2위는 없다"라고 주장했다.
'부패한 것처럼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우려가 없느냐'는 질문에 트럼프는 "그건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그냥 자리를 떠날 수도 있었지만, 이 질문에 답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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