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회담에 기업 명운 달려"…전세계 산업계 '초긴장'

30일 한국 부산서 열리는 트럼프 2기 첫 정상회담 결과에 촉각
반도체부터 의약품·자동차·농산물·에너지 업계에 전방위 영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글로벌 산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세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자칫 산업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제약·에너지·자동차·농업·항공 분야 글로벌 회사들이 미중 정상회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30일 한국 부산에서 트럼프 2기 집권 후 첫 대면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미국 반도체 업계의 관심사는 중국에 고성능 인공지능(AI) 칩을 판매할 수 있느냐다. 반도체 업계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와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AMD와 인텔, AI 칩 개발에 참여하려는 브로드컴과 마벨 테크놀로지를 비롯한 여러 기업이 AI 칩 협상 타결 여부에 따라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인텔과 글로벌파운드리스 같은 AI 칩 반도체 회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희토류 같은 핵심 광물에 대한 논의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핵심 광물은 중국이 자체 반도체 제조 산업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미국산 장비에 대한 접근권을 놓고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쟁점이 됐다. 반도체 장비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램 리서치, KLA를 비롯한 미국 회사들이 제공한다.

중국은 미국에서 사용되는 완제품 의약품과 핵심 성분을 모두 생산하는 주요 제약 생산국이다. 2024년 중국은 미국으로의 의약품 수출량 8위를 기록했으며, 해당 연도 수입량의 3.5% 이상을 차지했다.

더구나 중국은 의약품 원료 생산에 필요한 핵심 구성 성분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한다. 미국 약전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에서 승인된 의약품 성분의 필수 출발 물질 중 40% 이상을 중국이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최대 제약사인 상하이 푸순 제약, 우시 앱텍, CSPC 제약, 시노팜 그룹 등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글로벌 에너지 회사도 중국이 2월 미국산 LNG에 15%의 관세를 부과한 후 중단된 에너지 물류가 재개될지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2024년 미국 LNG 수출의 약 6%를 차지하는 주요 시장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이후 중국 에너지 회사들은 미국 LNG 생산업체와 새로운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이에 미국산 LNG는 유럽 시장으로 향했다.

2월 10% 관세 부과 후 미국은 중국에 원유를 수출하지 않았으며, 2024년 수출량은 전년 대비 약 42% 감소한 하루 약 15만 배럴에 그쳤다.

미국산 원유는 옥시덴탈 페트롤리움, 중국 시노펙의 자회사인 유니펙, 토탈에너지 자회사인 애틀랜틱 트레이딩 앤드 마케팅 등이 중국으로 수출해 왔다.

자동차 회사들도 미중 간 지정학적 역학 관계에 큰 영향을 받는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차량용 반도체 기업 넥스페리아 문제다. 중국은 넥스페리아의 본사가 있는 네덜란드 정부가 중국 기업이 인수한 넥스페리아의 경영권 통제에 나서며 갈등을 빚자 넥스페리아 중국 공장의 완제품 수출을 금지했다.

넥스페리아 칩은 자동차 전자장치에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폭스바겐·제너럴 모터스·포드는 갈등이 신속하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공장 가동이 중단될 우려가 있다.

나아가 중국이 희토류와 배터리 소재 장비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자 자동차 제조회사와 공급회사는 생산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이 밖에 소프트웨어 수출 규제와 농업 분야 미국산 대두 수출 문제도 미중 갈등 해소에 중요한 변수로 남아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