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특검실 수장 지명자 "킹 목사 기념일 지옥으로" 인종차별 막말
과거 채팅방서 백인우월주의 발언 일삼아…민주당 "인준 불가"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직윤리와 감찰 기능을 담당하는 연방 특별검사실(OSC) 수장으로 지명한 인사가 과거 단체 채팅방에서 고(故) 마틴 루서 킹 목사를 비하하는 등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을 쏟아냈다고 폴리티코 등 미국 언론들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별검사실은 미 연방공무원의 내부고발자 민원과 차별 주장 등을 조사하는 민감한 업무를 담당하는 독립기관이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난 5월 특별검사실 수장으로 지명된 폴 잉그라시아는 지난해 1월 공화당 활동가 등 6명과 함께 참여한 채팅방에서 "MLK 주니어(마틴 루서 킹 목사)는 1960년대의 조지 플로이드(2020년 미니애폴리스 경찰에 의해 살해된 흑인 남성)"라며 "그의 '기념일'은 폐지되고 그가 속한 일곱 번째 지옥에 던져져야 한다"고 썼다.
이보다 한 달 전에는 "콴자 데이부터 MLK 주니어 데이, 흑인 역사의 달, 준틴스 데이까지" 흑인 미국인의 기념일을 기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잉그라시아는 이어서 "모든 기념일을 없애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채팅에서 잉그라시아는 "때때로 나치적 성향이 있다는 건 인정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 초기 정부효율부(DOGE)의 공동 수장을 맡았던 인도계 미국 정치인 비벡 라마스와미를 두고는 "중국인이나 인도인은 절대 믿지 말라"고 적었으며, 흑인에 대해서는 "그들의 자연스러운 상태가 그렇다…아프리카는 언제나 쓰레기 같은 곳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화에서는 조지 워싱턴, 존 애덤스, 알렉산더 해밀턴 등 미국 '건국의 아버지' 초상화를 올리며 "백인 남성과 서구 문명을 찬양해야 하며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고 적었다. 지난해 2월에는 "유능한 백인 남성이 지도층에 있어야 한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건 건국의 아버지들이 틀렸다"고 했다.
그가 "백인우월주의자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다른 채팅방 참여자들이 제지해도 물러서지 않았고, 결국 지난해 5월 채팅방이 해산됐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잉그라시아의 변호인 에드워드 앤드루 팔칙은 "문자들이 조작됐거나 맥락이 생략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설사 진짜라 하더라도 이는 '진보파가 MAGA 지지자를 나치라 부르는 풍조'를 비꼰 자기비하적 유머로 읽힌다"고 폴리티코에 해명했다.
잉그라시아는 코넬대 로스쿨 출신 30세의 변호사로 현재 국토안보부의 백악관 연락 담당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보수성향 정치 평론가로 활동하면서 앤드루 테이트 등 극우 성향의 인사들과 연관을 맺었다고 알려졌다.
잉그라시아는 오는 23일 미 상원 인준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존 슌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20일 "잉그라시아의 지명은 통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고 CNN은 전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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