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美하원의장 "트럼프 왕이면 시위도 못했어"…'노 킹스' 조롱

"민주당 내 마르크스주의 부상 증거…정치적 방패의 일환"
"시위 벌어진 내셔널몰, 트럼프 폐쇄하지 않아 열렸을 뿐"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공화·루이지애나)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0.17. ⓒ AFP=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공화당 소속 하원의장이 미국 전역에서 약 700만 명이 참여한 '노 킹스'(No Kings, 왕은 필요 없다) 시위를 겨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왕이었다면 셧다운은 없었을 것"이라며 또다시 비꼬았다.

19일(현지시간) 폴리티코에 따르면,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공화·루이지애나)은 ABC방송 '디스 위크'에 출연해 "민주당 내 마르크스주의의 부상을 보여 주는 증거"라며 이같이 말했다.

존슨 의장은 "척 슈머(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금 정치적 방패가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를 폐쇄한 것이고 이번 시위는 그 일환이었다"고 주장했다.

존슨 의장은 시위가 열리기 전부터 '노 킹스' 운동을 '미국 증오'(Hate America) 집회라 부르고, 시위대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안티파(반인종주의·반파시즘 운동)와 연관 짓는 등 공개적으로 비난해 왔다.

그는 "이 운동의 아이러니는 누구에게나 명확하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왕이라면, 지금 정부는 열려 있을 것이고, 그들(시위대)은 내셔널몰에서 표현의 자유를 행사할 수조차 없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그곳은 열려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폐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시위대가 폭력 없는 표현의 자유 행사를 한 점은 축하한다"면서도 "대통령을 향해 '파시스트는 죽어야 한다' 같은 폭력적 구호를 외치는 영상과 사진들을 갖고 있다.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미국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앞서 전날 시카고, 로스앤젤레스(LA), 워싱턴DC, 애틀랜타 등 미국 전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정책에 항의하는 '노 킹스' 시위가 열렸다.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2700건 이상의 시위에는 약 700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 60년간 벌어진 시위 중 최대 규모다.

시위대는 동물 모양의 인형 옷을 입고 거리에서 춤을 추며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대부분 시위는 평화롭게 진행됐으며, 대도시에서 관련 사건이나 체포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등 많은 민주당 의원도 이번 시위에 합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전날인 지난 17일 폭스비즈니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나를 왕이라고 부르고 있다. 나는 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인공지능(AI) 생성 영상을 공유하며 시위대를 조롱하기도 했다. 영상에는 왕관을 쓴 트럼프 대통령이 '킹 트럼프(King Trump)'라고 적힌 전투기를 몰며 뉴욕 시위대 위로 오물을 쏟아붓는 장면이 담겼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시청 밖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정책에 항의하는 '노 킹스'(No Kings) 시위가 열리고 있다. 2025.10.18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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