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일 "이란 핵 프로그램 일시 지연…핵개발 가속화 가능성"[팩트앤뷰]

"이란 다른 곳에도 포르도 같은 핵 시설 있을 것"
"핵 프로그램 재개 문제 없어…완전한 휴전 아냐"

김덕일 고려대 중동·이슬람센터 연구위원이 26일 뉴스1TV '팩트앤뷰'에 출연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 = 김덕일 고려대 중동·이슬람센터 연구위원은 미국이 포르도 등 이란의 핵 시설 3곳을 폭격한 것과 관련, 26일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지연됐지만, 얼마나 지연시켰는지에 대한 의견·분석이 분분해 핵 프로그램 재개 시점을 알 수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날 뉴스1TV '팩트앤뷰'에 출연해 "미국 국방정보국(DIA) 보고서대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최대 6개월 지연된 것이 사실이라면 무력 충돌이 다시 일어날 수도 있다"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란은 핵 프로그램을 재개하는 한편 피해를 본 시설을 재건하겠다고 했는데 시설을 보수하거나 다른 시설을 건설하는 것이 포착된다면 이것이 문제의 소지가 될 것"이라며 "때문에 완전한 휴전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란의 핵 개발 능력에 대해서는 "미국이 포르도 등 3곳을 폭격했지만, 저는 다른 곳에도 이런 시설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핵 과학자가 죽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많은 과학자가 살아 있어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재개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다만 이번 이스라엘·이란 전쟁은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확전됐을 가능성이 컸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하마스나 헤즈볼라, 이라크 내 민병대 등 이란 대리 조직의 공세로 인해 주변국까지 개입, 확전됐을 가능성이 있었다"며 "다만 미국의 개입으로 일단은 전쟁이 잠깐 멈춘 단계까지는 들어선 것"이라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란의 정권 교체를 언급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휴전 발효 선언 뒤 정권 교체를 원하지 않는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추후 이란과 핵 협상을 염두에 두고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기 위해 내놓은 '계산된 발언'"이라며 "일단은 체제를 인정해 줄 테니 협상 테이블로 나와 우리가 원하는 것을 받아들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에 대해서는 "미국의 힘 앞에 굴복하는 모양새가 돼 최고지도자로서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며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인해 국민의 불만도 누적된 상태여서 이란 내부는 불안한 상태"라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하지만 이란 지도부가 '우리가 핵이 없어 당했다'고 생각한다면 핵 개발을 가속할 수도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 협상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서로 견해차를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yos54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