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북한에 무기·군사장비 밀수출 혐의 중국인 남성 FBI에 체포

탄약 5만 발, 화학위협 식별장비 등 압수…"북에 보낼 생각이었다"
북, 위장에 쓰려고 미군 군복에도 관심…"웬 체포, 비상계엄과 무관"

FBI가 8월 14일 압수한 셩화 웬이 북한으로 보내려고 한 장비. (사진은 미국 법무부가 제출한 고소장 갈무리)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북한 정권의 무기 확보를 도와준 혐의로 한 중국인 남성을 체포했다.

CNN, CBS 방송 등에 따르면, FBI는 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온타리오에 비자에서 정해진 기간을 초과해 불법으로 거주 중이던 셩화 웬(41)을 국제긴급경제권한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웬은 지난 2012년 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오기 전 중국 영사관에서 만난 북한 관계자들과 금지된 물품을 확보하는 것을 모의했다.

FBI 조사에서 웬은 "북한 정부가 한국 공격을 준비하기 위해 무기, 탄약 및 다른 군사 관련 장비를 원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웬은 또 "북한 정권이 미군 군복을 확보하는 것을 도와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북한은 미군 군복으로 군인들을 위장시켜 한국을 기습할 계획이었다.

검찰에 따르면, 웬은 텍사스에 수출 회사를 설립해 총기와 탄약을 조달하고 로스앤젤레스 지역으로 운송한 뒤 2023년 가짜 재고 목록이 적힌 2개의 화물 컨테이너에 실었다. 컨테이너는 캘리포니아 롱비치 항구에서 홍콩으로 운송됐으며 이후 북한에 밀반입됐다. 이 대가로 북한은 중국의 한 은행을 통해 웬의 배우자 계좌에 200만 달러(약 28억 원)를 입금했다.

현지 사법당국은 지난 9월 6일 웬의 차량에서 9㎜ 탄약 약 5만 발을 압수했다. 8월 14일에는 웬의 자택에서 군사용 화학 위협 식별 장비, 도청 장치 탐지용인 휴대용 광대역 수신기 2개를 압수했다. 웬은 이를 북한으로 보낼 계획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FBI는 웬의 휴대전화에서 웬과 여러 (북한) 공모자 사이를 오간 총기 및 전자 장치 사진이 담긴 수많은 메시지를 발견했다고 고소장에 적시했다.

마틴 에스트라다 캘리포니아 중부지검 검사장은 웬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2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며 "법 집행 기관이 미리 개입하지 않았으면 웬이 얼마나 더 많은 피해를 끼쳤을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국토안보부의 특수 요원인 숀 깁슨은 "기술과 민감한 품목이 특히 적대국의 잘못된 손에 넘어갔을 때 그 결과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FBI의 로스앤젤레스 부국장인 아킬 데이비스는 "수사팀은 북한 정권에 대한 추가 제한 품목의 반입을 막았을 뿐만 아니라 미국과 동맹국에 귀중한 정보를 수집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미국 사법당국은 북한 정부와 연루된 유사한 사례를 적발한 바 있다. 지난 5월 연방 검찰은 북한 IT 노동자들이 미국 기업에 불법적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도운 혐의로 애리조나주의 한 여성을 기소했다. 그가 속한 조직은 미국에 거주하는 60명 이상의 신원을 이용해 300개 이상의 미국 기업으로부터 북한 정부를 위해 700만 달러(약 99억 원)에 가까운 돈을 벌어들인 혐의를 받는다.

한편 미국 법무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웬의 체포는 서로 무관하다고 밝혔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