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패권 유지 위해 보호해야 할 5가지 분야-정보당국 진단

인공지능·자율시스템·양자컴퓨팅·생명과학·반도체 분야
"중·러 등 해외 경쟁국서 미국 기술 훔치고 빼돌려온 정황" 경고

미국 국기.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미국이 계속해서 글로벌 패권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이 같은 질문의 답변은 다음의 5가지 기술을 계속 선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미국 국가정보국(DNI) 산하 미국 국가 방첩·보안 센터(NCSC·National Counterintelligence and Security Center)는 분석했다.

NCSC는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 등 외국은 이 같은 분야에서의 미국 기술을 훔치려 하고 있고, 이는 미국의 주요 분야 경제 리더십을 빼앗을 뿐만 아니라 산업 활동 전반에서 미국의 역량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공지능CNBC에 따르면 NCSC는 보고서에서 "현재의 추세가 변하지 않는다면 향후 10년 안에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인공지능(AI) 분야 세계 리더가 될 재능과 야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중국 국가안전부 소속 중국인 해커 2명이 10년간 영국 AI기업 등 서방 기관들을 상대로 해킹을 해오다 지난해 기소된 사건은 중국이 이 분야에서 미국의 기술을 훔쳐 온 정황을 증명한다.

러시아도 이 분야에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2019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은 러시아 스콜로보 과학기술연구원 및 스콜코보 재단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 재단의 운영자는 2018년 미 재무부의 제재 대상이 된 빅토르 벡셀베르크였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양자컴퓨팅

구글 양자컴퓨터 시카모어 프로세서 이미지. ⓒ AFP=뉴스1 자료 사진

양자컴퓨팅은 NCSC가 꼽은 가장 촉망받는 분야 중 하나다. 승자는 엄청난 전략적 이점을 얻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보고서는 "대규모 양자 컴퓨터는 사이버 안보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프로토콜의 암호 해독까지 가능해, 국가 안보 및 경제 커뮤니케이션을 보호하는 인프라를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양자 컴퓨터로 미국이 가진 모든 암호화 시스템을 깰 수 있고, 양자 레이더로 미국의 스텔스 항공기와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다는 게 NCSC의 분석이다.

이에 해외 경쟁사들은 양자 컴퓨팅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 전문가들을 영입하고 있다고 NCSC는 경고했다.

◇생명과학

팬데믹으로 더 주목받는 생명과학 기술은 미국의 위치가 가장 위협받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NCSC는 "이 분야에서 미국은 중국의 제조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제조 규모를 늘리려면 지식재산권(IP)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미 독일 바이엘 공장, 화이자의 중국 공장, 위탁제조사 씨맵(CMAB) 바이오파마 중국 공장이 모두 중국 우시 바이올로직스의 소유가 돼 있다. 나아가 우시는 미국 델라웨어와 매사추세츠, 아일랜드에도 제조 공장을 지으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반도체

반도체 공급망이 얼마나 본질적으로 취약했는지는 최근 잘 드러나고 있다. 이 중에서도 NCSC는 특히 미국의 반도체 공급이 대만 TSMC 한 곳에 지나치게 의존해온 점을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2월 2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반도체· 희토류 ·배터리 등 핵심 품목의 공급망을 확보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을 하기 전에 반도체 칩을 들고 연설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공급망 외에도, 적국에서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에 접근해 손상된 칩을 심는 방식으로 미국의 상업·방위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중국계 사모펀드 와이즈로드캐피털이 한국 매그나칩반도체를 14억 달러(약 1조6000억 원)에 인수한 것도 중국이 칩 조달 관련 진격을 보여주는 사례다. 매그나칩은 디스플레이 구동칩(DDI)과 사물인터넷(IoT), 차량용 반도체 등 주요 분야에서 특허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매각 당시 안보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자율 시스템

자율 시스템(AS)은 앞으로 해커들이 공격 대상을 확대하고 미국 운전자 관련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끌어모음으로써 잠재적인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결론 냈다.

중국이 이탈리아 군용드론업체를 인수, AS 기술을 획득하려 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2019년에는 애플 전 직원이 자율주행차 관련 기밀을 빼돌려 중국 경쟁사에 넘기려 한 혐의로 체포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마이클 올란도 NCSC 국장 대행은 "이런 분야에서 미국이 패권을 잃는 것은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 산업들에 집중해야 한다. 뒤처질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sab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