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팔수' 폭스뉴스 바뀔까…'머독 아들'은 다르다

"온건보수 라클란, 트럼프와 개인적 친분 없는 관계"
폭스, 반무슬림 발언 진행자 하차시키기도

라클란 머독 폭스코퍼레이션 공동회장(왼쪽)과 아내인 새라 머독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세계적인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88)이 자신의 장남 라클란 머독(47)에게 보수성향 방송사인 폭스뉴스의 모회사 폭스코퍼레이션의 경영권을 승계했다.

이에 지난 20일(현지시간)자로 '라클란 체제'에 접어든 폭스뉴스가 어떤 변화를 맞이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 전했다.

아버지인 루퍼트 머독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절친한 관계인 반면, 라클란 머독 폭스 공동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WP는 설명했다. 백악관과는 거리가 있는 만큼 정치색이 옅은 인물이라는 얘기다.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회장이었던 리드 헌트는 "민주당에서는 루퍼트 머독 회장과는 거래할 수 없다는 시각이 항상 있었지만, 그 아들들은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WP는 폭스뉴스 내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충성하는 강경 보수성향 파벌들이 벌써부터 라클란 머독 공동회장의 권위에 도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중 일부는 그가 아버지보다 폭스뉴스의 기조에 덜 부합할까봐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클란 머독 회장은 온건 보수 성향으로 평가된다. WP는 진보 성향인 그의 동생 제임스 머독이 폭스뉴스의 보도 행태에 개인적으로 당혹감을 표하는 것과 달리, 라클란 머독 회장은 기본적으로 폭스뉴스의 기조를 변호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일 폴 라이언 전 하원의장을 폭스 이사진에 영입한 것도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는 게 WP의 분석이다.

하지만 최근 폭스뉴스는 무슬림인 일한 오마르(민주·미네소타) 하원의원을 향해 이슬람 혐오발언을 한 주말뉴스 진행자 재닌 피로를 방송에서 제외하는 등 강한 조치를 취해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폭스뉴스가 반(反)이슬람 기조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기에 온건 보수 성향인 라클란 머독 회장이 응답할지도 관건이다.

최근 폭스뉴스와 같은 뉴스코퍼레이션 계열사인 스카이뉴스 호주지부에선 지난 15일 뉴질랜드에서 발생한 이슬람 사원 연쇄 총격테러 사건등에 대한 자사의 보도 행태에 불만을 품은 뉴스 제작자가 그만두는 일이 벌어졌다.

이 제작자는 무슬림 여성으로,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스카이뉴스 방송인들이 무슬림을 포함한 소수자들의 집단을 공격하는 발언을 한 것에 실망감을 내비치며 "시청자들에게 극단적인 시각을 갖게 하고 피해망상을 유발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민자 출신인 조지프 아잠 전 뉴스코퍼레이션 수석 부사장은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을 겁주고, 이민자들을 악마처럼 묘사하면서 불안감을 조성하는 게 지금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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