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캘리포니아 산불로 '와인 맛' 바뀔라 '발 동동'

연기로 향미 떨어지는 '스모크 테인트' 걱정
대형 와이너리는 '문제없다' 평가도

화재로 전소된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로사의 양조장. ⓒ AFP=뉴스1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도시들에 번진 대형 산불로 인해 유명 와인 산지이자 관광지인 나파와 소노마 카운티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10일(현지시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나파·소노마 카운티 와이너리 관계자들은 이번 산불로 와인의 향미가 떨어질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모양새다.

이번 산불로 이들 지역의 와이너리 다수가 전소되거나 심각한 손상을 입었을 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았더라도 화재로 인한 그을음·연기가 포도 향미에 영향을 끼치는 '스모크 테인트'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우려되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화재 이후 평소 나파·소노마 지역에서 생산되던 포도 품질로 회복하기까지 5~7년이 걸릴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 와인의 85%를 생산하는 캘리포니아주 내에서도 나파·소노마 카운티는 고급 와인 산지로 꼽힌다.

올해 이상고온으로 수확 시기가 앞당겨졌긴 하지만 아직 나파밸리의 포도 중 4분의 1이 수확되지 않은 상태다. 야외 컨테이너에서 발효가 진행중인 포도에도 이번 화재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화재가 계속돼 정확한 피해 집계가 어려운 탓에 주민들의 근심은 깊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화재에도 불구하고 캘리포니아 와인 산업은 문제 없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대형 와이너리는 칠레 등에 와인 농장을 둬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와인 유통업체 '서던 글레이저스 와인 앤 스피리츠'의 케빈 릴리 이사는 "화재로 인해 영향을 받은 작은 와이너리가 생산하는 와인은 수천개 정도"라며 "대규모 와이너리의 경우 재정적으로 안정돼 있어서 와인 가격 상승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릴리 이사는 스모크 테인트 현상에 대해서는 "2017년 빈티지 정도만 영향을 받거나 일부는 블렌딩 용으로 팔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지난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밸리 인근에서 발생한 불이 인근 도시들에 급속도로 번지면서 동시다발 대형 산불로 확대됐다. 이 불로 2만5000명 가량이 대피했으며 적어도 15명이 숨지고 180명이 실종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노마 카운티에 위치한 포도밭 뒤로 화재로 인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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