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가짜 타임 표지' 걸었다 들통나 망신

트럼프그룹 소유 골프클럽 4곳에 장식
타임 측 "장식 제거" 요청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짜 타임지 표지'(오른쪽). 왼쪽은 당시 실제 발행된 진짜 표지다. (사진=WP 캡처) ⓒ News1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 타임 표지'로 망신을 사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그룹이 소유한 골프클럽 17곳 가운데 최소 4곳에는 트럼프를 표지모델로 내세운 미국 유력지 '타임'의 표지가 장식돼 있다.

이 표지에는 붉은색 넥타이를 맨 채 팔짱을 낀 도널드 트럼프의 모습이 담겼다. 헤드라인과 부제는 '도널드 트럼프, 어프런티스가 대성공을 거뒀다!' '트럼프가 헤드라인을 장식한다…심지어 TV에서까지!' 등이다. 발행일자는 2009년 3월1일이다.

하지만 이 표지는 가짜다. 타임은 2009년 트럼프를 표지모델로 쓴 적이 없으며, 그해 3월1일 발행한 호도 없다. 같은 달 발행된 호는 3월2일자로 배우 케이트 윈슬렛이 표지에 실렸다.

타임 측 대변인은 "이 표지가 진짜가 아니란 사실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주의 깊게 살펴보면 진짜 표지와의 차이점이 눈에 띈다. 진짜 타임지에 있어야 할 흰색 테두리가 보이지 않고, 빨간 테두리는 진짜보다 가늘다. 또 진짜 표지에는 느낌표가 쓰이지 않는다. 부제들의 위치도 다르다.

오른쪽 하단의 바코드는 2010년 페루의 한 디자이너가 가짜 타임 표지를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온라인 강의로 연결된다.

트럼프그룹은 누가 이 가짜 표지를 제작했는지, 무슨 이유로 골프클럽에 장식했는지 해명하지 않았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부대변인은 "우리는 트럼프 골프클럽의 장식에 대해 논평할 수 없다"고만 밝혔다.

발행일자인 2009년 3월1일은 트럼프가 출연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셀러브리티 어프렌티스'의 첫 방송 일자로 확인됐다.

WP는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당선 이후까지 많은 시간을 '가짜 뉴스' 지적에 할애하는 트럼프가 어떻게 그의 소유지를 가짜 저널리즘으로 장식하게 된 것이냐"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가 지난 1월 연설에서 스스로를 '최다 타임 표지 모델'이라고 자랑한 것과 관련해 "사실이 아니다. 리차드 닉슨 전 대통령이 트럼프보다 훨씬 많이 표지를 장식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트럼프는 총 11번, 닉슨은 55번 타임 표지에 실렸다.

보도 이후 타임은 가짜 표지를 골프클럽에서 제거할 것을 요청했다. 마이애미 외곽에 위치한 '트럼프 내셔널 도럴 리조트'와 버지니아 주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 등이다.

버지니아 주에 위치한 트럼프 골프 클럽.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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