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아시아나 조종사, "속도 너무 낮은 것 알았다"

11일 미 NTSB 사고조사 청문회서 조사보고서 공개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지난 7월7일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착륙 중 충돌사고를 일으킨 아시아나항공 OZ 214편 사고 여객기 관련 사진을 7월8일 공개했다. (미국교통안전위원회 제공) 2013.7.8/뉴스1 © News1

(서울=뉴스1) 고현석 기자 = 지난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사고를 당한 아시아나항공 214편 여객기 기장이 충돌 직전에 여객기의 속도가 너무 낮았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1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에서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주관으로 열린 사고조사청문회에서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이강국 기장은 "오토스로틀(자동속도조절장치)이 속도를 제대로 유지하고 있는지 확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강국 기장은 또 충돌 직전 매우 긴장한 상태에서 조정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NTSB는 이날 청문회 직전 공개한 보고서에서 기체가 낮고 천천히 착륙해 꼬리 부분이 활주로에 충돌했으며 이후 동체가 330도 회전하면서 불이 붙었다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는 조종사가 자동항법장치에 '과잉의존'해 사고가능성이 높아졌는지 여부에 초점이 맞춰졌다.

청문회는 또 사고기인 보잉 777기의 조종실 장비 설계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였다. 보잉 777기는 지난 1995년부터 아시아나기 사고 이전까지는 치명적 사고에 연루된 적이 없는 기종이다.

청문회에서 사고기 조종사들은 사고 직전 비행지시기(플라이트 디렉터, flight director)를 부분적으로 작동시킨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전직 보잉 777기 조종사 출신 존 캐시먼은 이 상태에서 동체 시스템은 '홀드 모드'에서 깨어나지(wake up) 않게 된다고 말했다. 비행지시기는 조종실에 설치하는 종합 계기의 일종으로 비행기의 위치·목적지까지의 거리나 예상 소요 시간 등을 나타낸다.

캐시먼에 따르면 홀드모드에서 깨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오토스로틀이 기체의 속도를 줄일 수 없게 되는 상태다. 캐시먼은 이 상태에서는 자동속도조절장치보다 조종사의 결정이 우선한다고 진술했다.

이날 공개된 NTSB 보고서에 따르면 이강국 기장은 조종사 인도를 도와주는 샌프란시코 공항 활주로의 조명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서 보잉 777기 같은 대형 여객기에서는 시계접근을 하기가 어려웠다고 사고조사 당국에 진술했다.

NTSB 보고서는 그러나 이강국 기장이 사고 당시 조명 시스템과 기기 착륙시스템 없이 동체를 착륙시킬 수 있을 지에 대해 "매우 걱정하고 있는(very concerned)" 상태였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당시 조종실에 같이 탑승했던 조종사들도 이강국 기장이 사고 당시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는 진술을 했다고 전했다.

사고 직후 NTSB는 조종사들이 사고 당시 안전한 착륙을 위한 최소 속도와 고도를 유지하는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며 조종사 과실에 무게를 뒀었다.

이강국 기장은 사고 당시 오토스로틀이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지만 NTSB측은 당시 동체가 '홀드 모드'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상태에서는 조종사의 의지가 오토스로틀의 자동속도 조절기능에 우선하기 때문에 조종사 과실이 크다는 입장이다.

청문회는 그러나 사고 원인에 대한 공식 결론을 내리지 않은 상태다.

pontife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