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드론 공격에 러시아 휘발유 부족…중국산 전기차 판매 급증

러 전체 주유소 중 휘발유 판매 46%…모스크바는 53%
전기차 충전소도 수요 급증…일부 충전소에는 대기 행렬

러시아 모스크바의 네프치마기스트랄 주유소에서 한 직원이 경유 주유기를 들고 있다. 2023년 9월 8일 촬영.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을 확대하면서 러시아에서 휘발유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러시아 운전자들이 중국산 전기차로 눈을 돌리는 등 전쟁이 자동차 시장의 소비 행태까지 바꾸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자동차 전문가 세르게이 첼리코프는 지난 7월 주유소에서 장시간 줄을 서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중국 자동차업체 장성자동차(GWM)의 전기차를 구입했다. 그는 인근 주유소 5곳을 돌아다녔지만 경유나 품질이 낮은 휘발유밖에 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전기차 시장은 지난 6월 말 이후 두 배 이상 성장했다. 러시아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은 8만3000대를 넘어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만3000대에서 크게 늘었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아브토스타트에 따르면 9월 말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시장 점유율은 11.5%로, 올해 초 약 5%에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러시아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현재 미국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러시아에서 전기차 판매가 급증한 직접적인 계기는 우크라이나의 정유시설 공격에 따른 연료 부족이다.

연료시장 추적 사이트 그드벤즈에 따르면 지난 2일 러시아 전체 주유소 가운데 휘발유를 판매하는 곳은 46%에 불과했다. 모스크바는 53%, 니즈니노브고로드는 27%였다. 모스크바에서는 지난 7월과 8월 정유시설 공격 이후 휘발유를 판매하는 주유소가 전체의 4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러시아 정부는 연료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품질이 낮은 휘발유와 경유 판매를 허용했지만, 일부 차량에서는 저품질 연료 사용 이후 고장이 발생했다.

연료난이 지속되면서 전기차 판매점에서는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중고 전기차 매물도 줄고 있다. 러시아의 자동차 공장들도 서방 업체들이 철수한 자리를 중국 자동차 생산으로 채우고 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러시아의 공공 충전소는 2022년 1500곳 미만에서 올해 8000곳 이상으로 늘었다. 최근에는 충전소에도 대기 행렬이 나타나고 있다.

NYT는 러시아의 전기차 판매 증가가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촉발된 연료 부족과 맞물린 현상이라면서 전쟁과 에너지 공급 충격이 자동차 구매 행태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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