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어디 있어"…中정보통제 속 실종 가족 찾아나선 티베트인들

中당국 실종자 명단 미공개에 온라인선 비공식 명단 공유

지난달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돌발 홍수로 진흙이 땅을 뒤덮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중국 정부가 네팔·티베트 대홍수 실종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자 티베트 실종자 가족이 온라인에서 도움을 구하고 슬픔을 나누며 정보 공백을 메우려고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26일 발생한 대홍수로 현재까지 티베트와 네팔 국경 양쪽에서 최소 1399명이 사망하고 5500명 이상이 실종됐다. 대부분 희생자는 네팔에서 나왔으며 중국 국영 언론들은, 티베트(시짱) 사망자가 43명, 실종자를 519명으로 보도하고 있다.

네팔 쪽 집계가 시시각각 늘어난 것과는 달리 중국 측 사망·실종자는 참사 직후 발표에서 거의 변동이 없는 상태다. 게다가 중국 당국은 정확한 실종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온라인엔 제보를 바탕으로 작성된 비공식 실종자 명단이 공유되고 있다.

일부 가족은 실종자를 목격했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해당 지역 여행 인플루언서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댓글을 남기며 정보를 찾고 있을 정도로 절박하다.

중국 소셜미디어엔 답장이 없는 문자 메시지와 옛 가족사진, "제발 집으로 돌아와 달라"는 간절한 호소가 담긴 게시물이 쏟아지고 있다.

펑광룽(26)은 국경에서 일하던 어린 시절 친구 양스쯔에 대한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대홍수 참사가 발생한 후 펑은 양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전화는 끝내 연결되지 않았다.

나중에 펑은 온라인에 도는 비공식 실종자 명단에서 양의 이름을 발견했다. 펑은 올해 초 마지막으로 양과 통화했다며 "그때 더 많은 얘기를 나누지 못해 너무 후회된다"고 했다.

실종자 정보를 구하는 게시물엔 네팔로 통하는 국경에서 근무하던 젊은이들 사진도 다수 포함됐다.

국경 근처에서 남편을 찾고 있는 아내는 뉴스에 나온 실종 국경 근무자의 미개봉 소포에서 남편이 딸을 위해 구입했던 기저귀 상자를 발견했다. 아내는 "너무 아파서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다. 제발 여보, 당신을 찾게 해주세요. 제발 부탁이에요"라고 호소했다.

티베트에 거주하는 38세 남성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사람은 대홍수 당일 딸이 아내에게 보낸 채팅창을 게시했다. 딸은 채팅으로 "인터넷에 연결되면 아빠한테 전화해 줘. 아빠가 엄마 걱정하고 있어"라고 보냈다.

다음 날에도 "엄마, 제발 빨리 집에 와"라고 보냈으나 답장은 없었다. 그럼에도 딸은 그리움을 꾹꾹 담아 "엄마, 보고 싶어"라는 같은 메시지를 네 차례 연달아 더 보냈다.

중국은 피해 관련 보도는 최소화하면서 정부의 구조 작업에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키려고 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중국 경찰은 대홍수 이후 관련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사람을 처벌했고, 국영 언론 기자와 인플루언서에겐 공식 발표를 충실히 따르도록 경고했다.

왕야추 펜실베이니아대학 인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정보를 엄격하게 통제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집단적 슬픔의 힘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왕은 "가족들이 서로의 경험을 알게 되면 개인적인 슬픔이 공동의 불만으로 바뀌고 결국 진실과 책임 규명을 요구하는 집단적인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