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日대사 "11월 中APEC 계기 중일관계 개선, 낙관 어려워"

日방송 인터뷰…"중일관계 경색 후 中인사 접촉 극히 제한"

가나스기 겐지 당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지난 2019년 8월 29일 오후 한일 국장급 협의를 위해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김정한 당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과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문제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북한 정세 등 양국간 현안을 논의했다. 2019.8.29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가나스기 겐지 주중 일본대사가 오는 11월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악화한 중일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을 "낙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가나스기 대사는 25일 공개된 TV아사히 인터뷰에서 이번 APEC 정상회의가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는지 묻자 "솔직히 말해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귀중한 기회가 마련된 만큼, 외교 자원을 활용하면서 조금이라도 일중 관계가 안정되도록 이끌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가나스기 대사는 "지난해 11월 이후 나를 포함해 대사관원들은 중국 정부 관계자, 학계, 기업인들을 만나는 것이 매우 어려워졌다"며 "이전에는 지방에 가면 지방 지도자를 접견하고 일본을 잘 부탁한다고 말할 수 있었지만, 지방에 가도 지도자를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처럼 어려운 때일수록 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그것을 중국에 요구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현재로서는 의미 있는 대화를 중국과 나누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일 관계는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국회에서 중국군에 의한 해상봉쇄 같은 대만 유사시는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급속히 악화했다.

중국은 이른바 '대만 유사시' 발언을 대만 문제와 관련한 기존 약속을 훼손한 행위로 규정했고, 이후 일본의 방위력 증강 움직임과 역사 인식 문제까지 묶어 일본을 거세게 압박하면서 희토류 수출 통제 등의 실질적 대응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에서는 오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카이치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만남이 실현돼 경색된 중일 관계를 회복할 가능성을 기대하는 상황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27일 시 주석과의 회담 가능성과 관련된 질문에 "중국은 중요한 나라"라면서 "중국과 전략적 호혜 관계를 포괄적으로 추진해 건설적이고 안정적 관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을 총리 취임 후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고 답했다.

가나스기 대사는 한편 중국의 군사력 확장과 관련해 "다행히 현재 일본과 주변 우호국(동지국)의 관계는 매우 양호하다"며 "한국과의 관계도 좋고 호주·인도·필리핀, 아세안(ASEAN) 국가들과의 관계도 매우 좋으므로, 안보적 관점에서도 우호국과의 관계를 견고히 심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이 일본을 '신형 군국주의'라며 비판하고 있지만,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일본이 하는 일을 투명성 있게 각국에 설명해 나가는 것"이라며 "투명성을 갖춘 안보 정책을 앞으로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