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단가 최대 15% 인상…내년 흑자 전환 가능성"

로이터통신 보도…美中 AI 칩 수요 폭발에 협상력 강화

평택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공장. 22.09.0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인공지능(AI)칩 수요 폭증에 힘입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가격을 최대 15% 인상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9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신규 주문을 대상으로 4나노(㎚) SF4 공정의 공급 단가를 인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미국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가격은 전월 대비 10~15% 인상됐지만, TSMC의 본사가 있는 대만의 고객사들엔 상대적으로 낮은 5~10%의 인상률을 적용했다.

5나노미터 SF5 공정으로 생산되는 웨이퍼 공급 단가는 10~15% 상승했고, 구형 8나노 공정의 단가는 10% 가까이 올랐다.

한 소식통은 중국 고객들이 가장 큰 폭의 가격 인상을 수용하고 있는 고객군에 속한다며, 미국이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을 제한하면서 이들 기업의 해외 파운드리 의존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가격 인상은 최근 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의 생산 능력이 포화 상태에 달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매출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7%에 그쳤지만, TSMC는 70% 이상을 기록했다. 그러나 급증하는 AI 칩 수요를 TSMC의 첨단 공정 생산능력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삼성전자는 더 큰 가격 협상력을 갖게 됐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TSMC의 생산 능력이 부족해지고 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고객사들이 삼성과 인텔 등 경쟁사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는 삼성 역시 가격을 올리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이 연구원은 또한 "삼성전자가 여기서 가격을 추가 인상한다면 파운드리 사업부는 당초 예상보다 시기를 앞당겨 이르면 내년 흑자 전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지난 2022년 이후 적자를 기록해 왔다.

삼성전자는 테슬라, 애플, 브로드컴, 엔비디아 등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들과의 위탁생산 계약을 연이어 체결했다. 한 소식통은 구글 역시 SF4 공정을 이용한 칩 생산을 위해 삼성전자와 협상 중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평택 공장의 SF4 생산 라인은 지난해 말부터 최대 가동률로 운영되고 있으며, 퀄컴 등 고객사를 위한 로직칩뿐만 아니라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핵심 구성 요소인 베이스다이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선단 공정 매출이 과반이 될 것으로 예상하며 AI·고성능컴퓨팅(HPC) 응용처 매출 비중도 지난해 10% 후반에서 올해 3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가동률, 수율 개선과 가격 인상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지난해 대비 큰 폭의 수익성 개선과 함께 회복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흑자 전환 시기에 대해서는 수주 산업의 특성상 정확한 시점을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