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장기금리 30년만에 최고…재정불안·엔저·금리인상 지연 삼중고
10년물 금리 2.865%까지 상승…1996년 9월 이후 가장 높아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본 장기금리가 약 3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장기 재정지출 계획과 국채 추가 증발 우려,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인상 지연 가능성이 겹치며 일본 국채 매도세가 확산했다.
8일 도쿄 채권시장에서 일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전날보다 0.020%포인트 오른 2.865%를 기록했다. 1996년 9월 이후 약 30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일본 30년물 국채금리도 올해 4%를 웃돌며 지난 5월 기록한 장중 사상 최고치 4.2%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다.
일본 10년물과 2년물 국채금리 차이는 지난 4월 1%포인트 미만에서 현재 1.4%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장기 재정위험에 대해 투자자들이 더 높은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경제재정운영지침인 '호네부토 방침' 원안이 재정 확장 기조를 시사하면서 국채 발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보고 있다. 국채 공급이 늘어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하고 금리는 상승한다.
여기에 정부가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인상을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국채 매도를 부추겼다. 시장은 일본은행이 물가 상승에 뒤처질 경우 향후 더 큰 폭의 금리인상에 내몰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일본 정부는 호네부토 방침에 '안정적인 물가상승의 실현에 기여하는 적절한 통화정책 운영'이라는 문구를 추가하는 등 시장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수정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다카이치 정부가 14년에 걸쳐 추진하는 2조3000억달러 규모 지출 계획이 일본의 막대한 국가채무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의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의 200%를 넘는다.
애버딘인베스트먼츠의 알렉스 에버렛 투자책임자는 FT에 "추가 긴축에 신중한 일본은행, 지속되는 엔화 약세, 재정정책 우려가 결합하면서 일본 국채 장기물 구간이 특히 취약해졌다"고 말했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일본 금리 상승이 글로벌 채권시장으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일본 국채금리가 급등하면 해외 채권에 투자했던 일본 자금이 본국으로 돌아오며 미국과 유럽 등 다른 주요국 장기금리에도 상승 압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스티븐 스프랫 금리전략가는 일본 10년물 금리의 분기점이 3% 위쪽에 있을 것으로 보면서도 "3%에 도달하면 시장은 본격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의 센바 히로유키는 "호네부토 방침의 내용을 계기로 시장은 국채 추가 발행과 추가 금리 상승을 의식하고 있다"며 "현재 금리 수준에서는 국채를 사기 어렵다. 시장의 불신을 해소하지 못하면 금리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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