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스탈린·마오쩌둥式 공포정치로 반대파 제압·권력 강화"

WSJ "習, 숙청·임기제한 철폐 등 스탈린·마오 통치 수법 따라해"
후계자 지명 없이 측근에 권한 집중…권력투쟁·정책실패 위험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정 운영 비전과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성과를 다루는 신화통신의 서적 시리즈 '신시대 치국이정기실'(신시대의 국가 통치와 행정 실록). 2026.02.24 ⓒ 신화=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마오쩌둥 초대 국가주석,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유사한 6가지의 통치 수법으로 반대파를 제압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 주석의 숙청과 감시 강화 등의 공포 정치는 반대파를 억누르고 권력을 공고히 할 수 있으나, 그만큼 정책 실패의 위험도 커질 수 있다. 또한 명확한 후계 구도가 없으면 시 주석 사후 권력 투쟁이 발생해 그의 정치적 유산이 지워질 수도 있다.

당·군 대거 숙청…임기제한 없애고 후계자 지명 대신 측근에 권한 집중
2026년 1월 해임된 중국군 서열 2위인 장유샤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2025.03.04 ⓒ AFP=뉴스1

WSJ는 먼저 시 주석이 당과 군 고위직 인사들을 대거 숙청해 왔다고 분석했다. 지난 2022년 세 번째 중국공산당 총서기 임기가 시작된 후 6개월 만에 공산당 정치국 위원 3명을 축출했다. 이는 1976년 이후 정치국 위원 수준에서 이루어진 최대 규모의 숙청이다.

군부도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시 주석은 2022년 이후 2명의 국방부장(장관)을 해임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2월 보고서에서 2022년 이후 숙청되거나 공식 석상에서 사라진 중국군 상장(대장)·중장급 고위 장성이 최소 101명이라고 집계했다.

시 주석의 숙청은 공식 통계 기준으로 최소 170만 명이 사망한 문화대혁명을 일으킨 마오, 1937~1938년 '대숙청'으로 최소 68만 명을 사형시킨 스탈린과는 규모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다만 고위급 숙청으로 최고지도자에 대한 충성 입증을 강요하고 반대파를 제거한다는 공통의 목적이 있다.

또한 시 주석은 지난 2018년 헌법을 개정해 국가주석 연임 제한을 폐지했다. 연임 제한은 덩샤오핑 집권기인 1982년 장기 독재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로 도입된 규정이었다.

이 가운데 장쩌민, 후진타오 전 주석과 달리 시 주석의 유력한 후계자로 주목받는 인물은 없다. 그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 60대 후반~70대 초반인 측근 그룹에 권한을 주로 위임하고 후계자가 될 만한 젊고 경험이 풍부한 인물은 배제했다. 이는 후계자에게 권력이 쏠리는 것을 막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명확한 후계 구도를 미리 짜놓지 않으면 사후 권력 투쟁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1953년 스탈린이 사망하자 권력 투쟁 끝에 후계자가 된 니키타 흐루쇼프는 스탈린의 죄상을 낱낱이 고발하는 '스탈린 격하 운동'을 벌였다. 1976년 마오쩌둥이 사망한 뒤 후계자가 된 화궈펑은 '4인방'으로 알려진 경쟁자들을 숙청했으나 2년 만에 덩샤오핑에게 밀려났다.

권한이 소수의 측근 그룹에만 집중되니 폭넓은 의견을 수렴할 창구는 좁아졌다. 시 주석은 경제, 안보 등 주요 정책의 결정 과정을 중앙집권화하고, 과거와 달리 세계은행이나 외국의 유명 경제학자에게 조언을 구하지 않았다. 내수 부진과 '제로 코로나' 정책의 실패 등도 이러한 폐쇄적인 정책 결정 구조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관료 통제와 習 우상화 확대…"감정 없이 철저한 이성을 바탕으로 행동"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최된 공산당 창당 105주년 기념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6.7.1 ⓒ 로이터=뉴스1

시 주석은 공산당원과 관료들에 대한 통제도 강화해 왔다. 지난해 중국공산당은 역대 가장 많은 100만 명의 당원을 징계했다. 당 최고 감찰 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1억 명의 당원을 감시하고 충성도를 점검할 광범위한 권한을 얻었다. 그는 이를 통해 마오, 스탈린과 비슷하게 당원들이 서로를 감시하고 고발하는 철저한 감시 체제를 구축했다.

시 주석에 대한 우상화도 확대돼 왔다. 지난 2018년 중국 헌법에는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 명기됐다. 과거 헌법에 명기된 최고지도자의 이름을 딴 사상은 마오쩌둥 사상뿐이었다.

또한 모든 신규 중국공산당 당원은 입당 전 '시진핑 사상'을 학습하고 입당 후에는 정기 학습 모임에도 참석해야 한다.

중국 국영 매체를 모니터링하는 플랫폼인 '프로파간다스코프'(PropagandaScope)는 최근 국영 매체에서 시 주석을 '인민의 지도자'로 지칭하는 사례가 다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마오의 칭호인 '위대한 지도자'를 연상시킨다.

미국 싱크탱크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의 우궈광 선임연구원은 "스탈린이든 마오쩌둥이든 시진핑이든, 그들은 모두 정책을 집행하고 권력을 공고히 하는 데 있어 냉철한 이성을 바탕으로 행동한다"며 "그들은 확실히 무자비하며, 그들의 계산에는 감정적인 요소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