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 원조 자존심 되찾겠다"…키옥시아 CEO '세계1위' 탈환 의지
시총 日1위 올랐지만 기업가치는 韓메모리 2강의 4분의 1 수준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한때 일본 반도체 산업 쇠퇴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키옥시아가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의 성장세를 발판으로 세계 1위 탈환을 선언했다.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의 원조 기업이라는 자부심을 앞세워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를 추격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했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오타 히로오 키옥시아 사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우리는 낸드 플래시를 발명했지만 현재는 1위가 아니다"라며 "몇 년이 걸릴지는 모르지만 반드시 1위 자리를 되찾겠다"고 말했다.
한 주주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처럼 5년, 10년 뒤를 내다보는 비전을 들려달라"고 요청하자 나온 답변이다.
닛케이는 "평소 차분한 화법의 오타 사장이 이례적으로 야심을 드러냈다"며 "키옥시아 부활에 대한 강한 의지가 묻어났다"고 평가했다. 현장에서는 박수가 쏟아졌고 한 주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지지 않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들었다"고 말했다.
키옥시아는 1980년대 전신인 도시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낸드 플래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하지만 도시바 경영난과 대규모 투자에 나선 한국 업체들에 밀리며 현재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3위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AI 확산으로 대용량 데이터 저장 수요가 급증하면서 낸드 시장이 다시 주목받자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키옥시아는 최근 AI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10세대 BiCS 플래시' 양산에 돌입했고, 올해 들어 주가가 7배 이상 급등하며 시가총액 기준 일본 상장기업 1위에 올랐다.
닛케이는 오타 사장이 지난 1월 취임 당시만 해도 긴장한 모습이었지만, 5개월 만에 900여 명의 주주 앞에서 "1위 탈환"을 선언할 만큼 자신감이 커졌다고 전했다.
오타 사장은 연구개발 중심이었던 전임 경영진과 달리 오랫동안 마케팅과 고객 기술지원 부문에서 일해온 인물이다. 현장과 고객 중심의 경영 스타일과 강한 추진력이 장점으로 꼽힌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베인캐피털 일본 대표인 스기모토 유지도 "매우 강한 신념을 갖고 있으며 주변의 신뢰도 두텁다"고 평가했다.
다만 닛케이는 키옥시아가 시가총액 기준 일본 1위로 올라섰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는 여전히 키옥시아의 약 4배 수준이라며 엔비디아 등 AI 고객 확보와 차세대 기술 개발, 공격적인 설비투자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타 사장은 주총을 마무리하며 "나만의 방식으로 회사를 더욱 강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오타 사장이 이끄는 키옥시아의 반격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shinkir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