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어디까지?…확장재정·日금리 억제 우려에 '연내 170엔' 전망도

"매도 요인 많은데 환율 개입은 무의미"…주식 강세도 한몫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일본의 확장 재정 기조를 둘러싼 우려,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억제될 가능성 등으로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내로 엔화가 달러당 170엔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달러당 엔화 가치는 지난달 30일 1986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162엔으로 떨어졌다.

이후 지난 2일 미 노동부가 6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전월보다 5만 7000명 증가했다고 밝혀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자 달러 강세는 잠시 주춤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닛케이는 그 이유로 일본 정부의 확장 재정 방침으로 인해 엔화 매도세가 강해진 것을 들었다.

앞서 일본 정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경제재정 운영 및 개혁의 기본 방침'(골태 방침)에는 지난해까지 포함됐던 '재정 건전화' 문구가 사라졌다.

이에 대해 미쓰이 스미토모 DS 자산운용의 이치카와 마사히로 수석 시장 전략가는 "앞으로 예산 규모가 더욱 커지고, 적극적 재정 운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이는 추가적인 엔화 매도 요인이 될 것"이라며, 연말 시점의 엔화 환율 전망을 165엔 전후로 예측했다.

도쿄에 위치한 일본은행 건물에서 일장가 휘날리는 모습. 2024.06.13 ⓒ AFP=뉴스1

골태 방침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내세운 '강한 경제' 실현을 위해 "적절한 금융 정책 운용이 이루어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라고도 명시했다. 시장은 이 문구를 일본 정부가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을 견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을 보류하면 미일 금리 차이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줄어들어 엔화 약세를 더 부추길 수 있다.

SMBC 신탁은행의 니노미야 케이코 시니어 FX 시장 애널리스트는 "엔화 강세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속도 가속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엔화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개입하고 있지만, 이는 일방적인 엔저만 억제하는 데 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후쿠오카파이낸셜그룹의 사사키 유 수석전략가는 소비세 인하, 확장 재정,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견제 등 엔화 약세 요인이 많아 환율 개입은 "거의 의미가 없다"며 "이 상황에서 개입하더라도 170엔까지 하락하는 것을 1~2개월 정도 늦출 뿐"이라고 지적했다.

엔화 약세와 대조적인 일본 주식 강세도 매도 요인이 될 수 있다. 해외 투자자들은 일본 주식 보유 시 환율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엔화 매도를 병행하는 헤지 행위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주식 강세가 이어지면 추가 엔화 매도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증권의 야마다 슈스케 수석 일본 환율·금리 전략가는 "환율 헤지가 엔화 약세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