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용타 당사자' 中해설자, 월드컵 중계하다 '6·25 中 영웅' 비유 논란

선수 육탄 방어를 6·25때 전사한 中군인에 비유…결국 교체

지난 17일 오스트리아와 요르단의 월드컵 경기를 중계하는 중국 축구선수 출신 해설자 리이(李毅·47). (사진=바이두 영상 갈무리)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중국의 유명 축구 해설자가 월드컵 경기 중계 중 중국에서 영웅으로 여겨지는 한국전쟁 참전 군인을 언급해 "순국 영웅을 모독했다"는 비판을 받고 중계진에서 제외됐다.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중국 축구선수 출신인 리이(李毅·47)는 지난 17일 오스트리아 선수가 요르단 선수의 슈팅을 몸으로 막아낸 수비 장면을 보고 "황지광(黃繼光)이 총구를 막았다"라고 말했다.

황지광(1931~1952)은 한국전쟁에서 중국인민지원군(중국군) 육군 통신병으로 참전했으며, 1952년 10월 19일 철원 삼각고지전투 중 전사한 인물이다.

중국 측 기록에 따르면 황지광은 당시 중국군 본대를 공격하는 미군 기관총 2정에 돌진해 몸으로 막다가 전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듬해 중국은 그를 '모범 단원'으로 추인하고 '특급영웅' 칭호를 내렸으며, 그를 위한 기념관도 세웠다. 북한 또한 영웅 칭호와 '금성훈장', '1급 국기훈장' 등을 수여했다.

황지광이 총구를 막은 일화도 중국 당국의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중국에서 가장 깊이 각인된 순국열사의 이미지 중 하나가 됐다. '온 몸으로 총구를 막았다'는 표현은 과거 게임이나 스포츠 중계에서 가끔 등장했으나, 중국이 지난 2018년 '영렬보호법'을 시행한 이후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리가 "순국 영웅을 모독했다"는 비난이 일자 중국 관영 CCTV와 영상 중계 사이트 샤오홍슈(小紅書)는 전반전 후 그를 중계진에서 제외했다.

다만 그는 다른 방송에서도 아직 전면 출연 금지 조치를 당한 것은 아니며, 19일에도 장쑤 문화관광국의 초청을 받아 난징의 한 홍보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리이의 발언이 선수를 칭찬한 것이며 모욕할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한편 리는 중국 국가대표 축구선수였던 지난 2003년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이을용에게 거친 태클을 걸다가 손바닥으로 뒤통수를 가격당한 일명 '을용타'(乙容打) 사건의 당사자로 한국에 알려져 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