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또 160엔 돌파…日 당국 경고에도 개입 효과 미미

중동 긴장에 달러 강세…엔화 4주 연속 약세
내주 BOJ 금리인상 전망에도 '160엔 방어선' 시험대

일본 엔화와 미국 달러, 유로, 영국 파운드 지폐 일러스트. 2025.05.04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본 엔화가 달러당 160엔 선을 또다시 넘어섰다. 일본 당국이 연일 구두 개입에 나서고 있지만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과 달러 강세 압력이 이어지면서 엔화 약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5일 아시아 시간대 새벽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장중 한때 160엔을 돌파했다. 엔화가 달러당 160엔 선을 넘어선 것은 3거래일 연속이다. 도쿄 시간으로 오전 11시 18분 기준 달러당 엔화는 159.95엔으로 움직이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160엔을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의 추가 시장 개입 여부를 가늠하는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이날 "과도한 환율 변동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필요할 경우 언제든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시장은 일본 당국의 구두 경고보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 중동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더 주목하고 있다.

엔화는 4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달 일본 정부가 약 736억달러를 투입해 외환시장에 개입하며 끌어올린 엔화 강세 효과도 대부분 사라진 상태다.

IG의 토니 시카모어 시장전략가는 로이터에 "높은 에너지 가격과 견조한 미국 경제지표, 상승하는 미국 국채 수익률이라는 거대한 거시경제 역풍에 일본 당국이 다시 맞설 의지가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4월 말 개입 역시 효과가 오래가지 못했다며 달러가 155엔 아래로 지속적으로 하락하지 않는 한 현재의 상승 추세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본의 임금과 물가 여건은 일본은행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일본 정부가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실질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해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일본은행은 임금과 물가의 안정적 상승을 추가 금리인상의 전제 조건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는 일본은행이 오는 15~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지 않는 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최근 유가 상승이 일본 내 물가 압력을 더욱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 긴장으로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하며 달러 강세를 뒷받침하며 엔화 약세가 두드러진 점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이란과의 휴전 협상은 난관에 부딪혔다.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전날 레바논 휴전안을 거부했고, 이스라엘도 레바논 철군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