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빚투 레버리지' 광풍"…코스피 '돈복사 랠리'에 블룸버그 경고
1년 만에 지수 200% 폭등…증시 '묻지마 낙관론' 확산
신용융자 36조 사상최고…"사회적 불안 겹쳐 투기 심각"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지난 1년간 200% 폭등한 한국 주식시장에서 유포리아(근거 없는 낙관)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코스피 지수가 전 세계 주요 시장을 압도하는 수익률을 기록하자 개인 투자자들이 빚까지 내서 주식 투자에 뛰어드는 투기적 광풍이 불고 있다고 진단했다.
랠리의 중심에는 인공지능(AI) 붐의 핵심 공급망 역할을 하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기록적인 실적이 시장을 이끌었고 이재명 정부의 금융·자본시장 개혁을 통한 증시 부양책도 역할을 했다.
이에 힘입어 한국 증시는 세계 7위 규모로 도약했고, 삼성전자는 아시아 기업 중 두 번째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러한 열풍은 '나만 뒤처질 수 없다'는 공포, 즉 '포모(FOMO)' 심리를 자극하며 전 세대로 확산했다. 2025년 내내 관망하던 1400만 명의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에 돌아왔고, 올해 들어서만 약 37조 7000억 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명의로 주식을 사는 경우도 늘었다. 토스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8세 미만 미성년자의 신규 주식 계좌 개설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문제는 '빚투'라고 불리는 과도한 레버리지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월 초 주식 매수를 위한 신용융자 잔고는 사상 최고치인 36조 3000억 원을 기록하며 작년 말보다 32%나 급증했다.
서울에서 이비인후과를 운영하는 의사 김모 씨는 블룸버그에 "다른 사람들이 큰 수익을 내는 것을 보면 포모 심리 때문에 종종 과도한 레버리지를 사용해 무모하게 뛰어들 수 있다"며 "상승장이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투기 열풍의 배경에는 사회적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재원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더 이상 계층 이동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며 "암호화폐로 하룻밤 사이에 부자가 된 사람들을 본 투자자들이 이제는 주식을 빠른 부의 축적 수단으로 보고 몰려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12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AI 초과 세수를 활용한 '국민 배당' 가능성을 언급하자 시장이 이를 '횡재세' 도입 신호로 오인한 점도 언급했다.
이 여파로 코스피가 순식간에 7% 급락하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정부가 개인 의견이라고 해명한 뒤에야 손실의 절반 이상을 회복할 수 있었다.
월가의 투자은행들은 여전히 한국 기업들의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코스피 목표치를 최고 1만 선까지 제시하며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초 한국 주식을 모두 정리하고 현재 나스닥 선물에 집중하고 있는 개인 투자자 카일 리는 블룸버그에 "당연히 포모를 느끼지만, 주식이 계속 고점을 경신하는 지금 다시 살 계획은 없다"며 "조정이 온다면 매우 가파를 것"이라고 말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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