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지 "이란 핵 지원했던 美, 말 안듣는다고 이제 와 공격"

"1960~70년대 美지원에 이란 핵 발전…선택적 판단, 美 패권적 본질"

이란 신문 1면의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2026.02.26 ⓒ 로이터=뉴스1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 관영지가 이란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을 향해 "한 때 이란 핵 프로그램을 가장 먼저 지원했던 미국이 이제는 핵무기 저지를 명분으로 군사행동을 정당화한다"고 비판했다.

이란의 우방국인 중국은 이번 중동 정세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위반하고 주권국 지도자 살해는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하는 한편 오만, 프랑스와 연쇄 통화를 통해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3일 "이란 핵시설은 이번 분쟁에서 피할 수 없는 쟁점이 됐다"고 진단했다.

글로벌타임스는 1950년대 냉전 시기부터 현재까지 미국과 이란 간 '허니문'에서 '적대적 관계'로 변화했다며 "1960~70년대 미국의 도움으로 이란 핵 산업이 빠르게 발전했고 이 기간 미국은 이란이 국내 우라늄 농축에 미국 재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강력한 정책적 지원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미국은 이란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하고 포괄적 제재를 가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미국 해군 전함이 이란 항공기를 실수로 격추하고, 미국이 이라크에 비밀 원조를 제공하는 일련의 사건들을 거치며 양국 사이 적대감이 고조됐다고 전했다.

쑨더강 중국 푸단대 중동연구센터 소장은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포용에서 '목조르기'로 전환했고 이는 이란 정권의 변화와 불가분의 관계"라며 "미국 정부에 있어 핵 기술은 관대한 선물이 될 수도, 반드시 제거해야 할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쑨 소장은 "미국의 지정학적 계산에 따르면 핵 기술의 성격은 기술 자체가 아닌 전적으로 이를 통제하는 미국과의 관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며 "동맹국에게 핵 능력을 용인하거나 심지어는 지원하면서 경쟁국들에게는 공격적으로 반대하는 선택적 판단은 미국 전략의 패권적 본질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지배력을 유지하고 다극적 도전을 방지하기 위해 글로벌 규범을 일방적으로 만들고 종종 다자간 메커니즘과 국제법을 우회해 규칙 기반 질서가 아닌 미국을 우선시하는 강압적 일방적 행동을 선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란에게 핵 기술은 생존의 문제로 중동에서 이스라엘의 핵 독점을 깨는 핵심 도구"라며 "반면 미국에게는 핵 기술이 이스라엘의 핵 독점을 유지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하고 중동 내 다른 반미 국가가 핵 기술을 장악하는 것을 막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타임스는 지난해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이 재개된 점을 거론하며 "지난달 말 오만 중재로 개최된 핵협상에선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미국에 대한 제재 초점을 맞춰 협상이 진행됐으나 예상치 못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해 결렬됐다"고 말했다.

리하이둥 중국외교학원 교수는 "미국은 '핵무기 획득 방지'를 구실로 선제적 군사 행동을 정당화하고 있고 이란이 중동에서 미국의 지배력에 도전한다는 이유로 상대국을 파괴하려는 미국의 이중잣대와 패권논리를 드러낸다"며 "동맹국에게는 용인되고 경쟁국은 압박하는 선택적 비확산 행동은 미국의 정책이 일관된 원칙이 아닌 지정학적 이기주의와 일방적 헤게모니에 의해 주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3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가 '평화 파괴자' 제목으로 게재한 만평.

같은 날 글로벌타임스는 만평을 게재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을 평화의 파괴자로 비판했다. 만평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비둘기를 손아귀에 쥐고 국제법을 불태우는 장면을 그렸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