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 중국이라는 고정관념

정은지 베이징 특파원. ⓒ News1 박지혜 기자
정은지 베이징 특파원. ⓒ News1 박지혜 기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직후, 중국의 민간 싱크탱크 주도로 베이징 주재 한·중 언론인, 전문가, 학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소규모 교류회가 진행됐다. 한중 관계 개선을 맞아 민간을 중심으로 한 교류 확대 차원이었다.

중국어 토론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교류회에 대한 참석자의 감상은 각자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키워드는 전형적이고 단순화된 인식, 고정관념을 뜻하는 '커반인샹'(刻板印象)이다.

한중 관계가 부침을 겪고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민간 직접 교류가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언론을 포함한 다양한 간접 경로로 상대국과 관련한 여러 정보를 접하는데 이 과정에서 사실 확인조차 되지 않는 무분별한 정보가 양쪽에 흘러가곤 한다.

"중국에선 카카오톡만 켜도 공안에 잡혀간다", "중국 먹거리는 믿을 것이 못 된다" 등 가벼운 화제뿐 아니라 단편적이고 극단적 견해만 강조된 정보는 종종 여론전으로 확산해 온라인 등 공간에서의 '한중전'으로 비화하기도 한다.

현재 중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경험을 토대로 봤을 때, 한국 내에서 형성된 중국에 대한 일부 고정관념은 중국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것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중국 산업 발전을 과소평가하는 것도 그렇다. 한국 내에선 여전히 중국 기술이 '모방' 또는 '짝퉁' 수준이며 양적 성장만 이뤘다는 인식이 강하다. 중국 인공지능(AI) 딥시크 역시 출시 1년을 넘었지만 중국의 기술력 자체에 주목하기보다 "털릴 게 뻔한 중국 기술을 뭘 믿고 쓰느냐"는 단정이 우선 튀어나오기 일쑤다.

외부 관찰자들이 중국 산업 발전 초창기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 중국 사회주의의 선택인 폐쇄적인 사회 체제가 영향을 미친 측면도 있다.

강력한 정보 통제 시스템과 통제·검열 등으로 중국은 '투명하지 않은 나라'로 인식된다. 중국 기관지, 관영 언론의 보도로 중국 정부의 속내를 조금이나마 파악할 수 있다지만 이것 역시 대부분은 일방적이다. 그러니 보이는 대로 믿기가 쉽지 않다.

최근 낙마한 중국군 2인자 장유샤 중국공산단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관련한 당국의 발표도 "당 중앙의 연구를 거쳐 입건 조사 및 수사를 결정했다"는 짧은 입장문만 나왔다. 장유샤는 지난해 돌았던 시진핑 실각설에 주요하게 등장하는 인물로, 이번 낙마와 관련한 여러 해석이 나오지만 이번에도 '중국식 발표'로 이뤄졌다.

그럼에도 중국 탓만 하면서 중국 사회 전반에 대한 고정관념이 불러올 문제점을 외면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중국을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나치게 도식적이고 단순한 기존 인식만을 고집해서는 거대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을 상대로 제대로 된 현실 파악에 이를 수 없다.

비판할 점을 짚더라도 유효기간이 한참이나 지난 과거의 팩트나 고정관념만 들고서는 제대로 대응할 수 없고, 생산적인 상호작용도 기대할 수 없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만난 시진핑 주석은 '석 자 두께의 얼음은 하루아침에 녹지 않는다'고 했다. 새로운 출발점에 있는 한중 관계를 위해서라도 고정관념을 조금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