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포위훈련 첫날부터 실탄사격…"경고 무시하면 치명적 재앙"

인민해방군, 29일부터 이틀간 대만 항만 봉쇄 염두 '정의사명' 훈련
대만 예비역 장성 "中미사일 대만 상공 통과해 해상 떨어질 가능성도"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29~30일 '정의사명-2025' 훈련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이미지는 30일 실탄 사격 훈련을 진행하는 지역을 설정해 발표한 지도다. (중국 국방부 SNS 갈무리) ⓒ News1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이 29일 대만의 주요 항만 봉쇄 등을 염두에 두고 실탄 사격을 포함한 포위 훈련인 '정의사명'(正義使命)-2025'를 시작했다. 중국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이 대만에 무기 판매를 승인하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발언 갈등 이후 전개된 이번 훈련을 두고 중국군이 언제든 싸울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멍샹칭 중국 국방대 교수는 중국군이 운영하는 홍보 계정인 '중국군호'에 "이번 '정의사명-2025'는 시작 즉시 함포의 실탄 사격 훈련이 이뤄졌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훈련 다음날 실탄 사격이 이뤄졌던 과거의 훈련에서 없었던 일"이라며 "항상 전투를 준비하고 싸울 수 있는 강력한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자, 원한다면 언제든 타격할 수 있고 타격한다면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멍 교수는 "이번 훈련은 중국군이 훈련에서 전투로 전환할 수 있는 강력한 능력을 보여줬고 평시와 전시를 융합해 훈련과 전투를 일체화해 실전의 요구를 관철할 수 있었다"며 "실탄 사격의 목적은 대만 독립 분열 세력과 외부 간섭 세력에 보내는 경고성 타격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대만 독립 세력에 끈질기게 저항하고 반성하지 않으며 분열의 길로 멀리 나아가고 외부 간섭 세력이 우리의 경고를 무시한다면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더 큰 규모의 타격이라는 치명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멍 교수는 중국군이 포위 훈련을 실시할 예정인 다섯개의 구역을 설정해 발표한 데 대해 "대만 본섬 북쪽에 위치한 두 곳의 훈련 구역은 지룽항의 외해와 가까워 중요한 항구를 봉쇄하는 것과 같고, 나머지 두 개의 본섬 남쪽에 위치한 곳은 가오슝의 해군항과 인접해 대만의 최대 해상 항로를 차단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머지 한 곳의 훈련 구역에 대해선 "본섬 동부의 주요 외곽 통로를 직접 가리키고 있어 외부 세력의 간섭을 막는 능력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정의사명' 훈련명에 대해선 "'정의'라는 두 글자는 국가 주권과 안전, 영토 완정을 수호하고자 하는 확고한 결심을 선언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군사 행동이 국제법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고 헌법의 '반분열국가법' 및 '국가보안법'에 부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명'이라는 글자는 국가 통일을 수호하고 대만 동포를 포함한 중국인들의 근본 이익과 복지를 수호하고 대만 독립 분열과 외부 세력의 간섭을 반대하는 신성한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관영 언론들은 이날 최근 미국의 사상 최대 규모 대(對)대만 무기 판매를 문제삼았다.

중국 관영 CCTV 계열의 SNS 계정인 위위안탄톈은 군사 전문가를 인용해 "과거 미국의 무기 판매가 방어용 무기였다면 이번에는 공격용 무기를 비롯해 대만 전술 네트워크에 응용하는 체계를 포함했다"며 "이는 대만군 전투 체계로의 미군 전투 체계 확장을 시도하고 중미 간 직접 및 정면 충돌의 위험을 높였다"고 비판했다.

위위안탄톈은 "미국과 대만은 중국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심각하게 결탁해 도발했다"며 "이에 중국군은 과감하게 필요한 행동을 취했으며 이는 합리적이고 합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정을 수호하는 것은 대만의 애국 동포를 포함한 14억 중국 인민의 공동 의지로, 막을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며 "대만 독립 세력이 다른 세력에 의존해 무기를 구매한다면 죽음의 길뿐"이라고 경고했다.

대만 퇴역 소장인 리정제는 이번 훈련에 대해 "미국이 대만에 새로운 무기 판매를 발표한 것과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인식 발언을 겨냥한 것"이라며 "이번 포위 훈련은 과거 세 차례의 훈련보다 훨씬 규모가 크며 해방군의 미사일이 대만 본섬 상공을 통과해 동부 해상에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선밍스 대만 국방안전연구소 연구원은 싱가포르 연합조보에 "중국군의 이번 훈련 강도를 판단하기 위해선 실탄과 미사일 사격을 관찰해야 한다"며 "이번 훈련은 봉쇄 또는 외부 세력의 개입을 막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훈련이 실전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훈련이 외부는 물론이고 내부를 향한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다고 봤다. 선 연구원은 "최근 양즈빈이 동부전구 사령관으로 임관해 상장으로 승진했다"며 "내부적으로는 권위를 강화하고 외부적으로는 위협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