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 '토지' 전권 日번역본, 마이니치신문 출판문화상 수상

日작가 "한강 등 현대작가에 영향…日번역판 완결은 출판계 큰 수확"

박경리 장편 대하소설 '토지' 전권의 일본어 번역판. (출처=번역가 시미즈 치사코 엑스(X) 계정)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소설가 박경리(1926~2008)의 장편 대하소설 '토지' 전권의 일본어 번역본이 일본 마이니치신문의 마이니치 출판문화상을 받았다.

마이니치는 3일 제79회 마이니치 출판문화상의 전집, 사전, 서평 등의 '기획' 부문 수상작으로 토지의 일본어 번역본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 소설에 대해 마이니치는 박경리 작가가 "1969년부터 1994년까지 25년에 걸쳐 집필한 장편 소설"이라고 소개했다.

'토지'는 구한말 시기인 1897년부터 1945년 해방에 이르는 약 50년간의 한국 근현대사가 시대적 배경이다. 경남 하동 평사리 출신의 주인공 최서희를 중심으로 만주, 일본 등지에서 총 600명 이상의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며, 이들의 삶과 욕망, 고난과 성장의 기록이 담겨 있다.

마이니치는 '토지'가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을 포함한 "현대 작가들에게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토지'를 일본어로 번역한 출판사 '쿠온'에 대해 마이니치는 "양질의 현대 한국 문학을 일본에 소개해 왔다"고 전했다. '토지'의 일본어 번역판은 일부만 번역됐거나 청소년판 번역본뿐이었으나, 쿠온은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로 토지 20권 전권을 10년에 걸쳐 번역했다.

일본 작가인 나카지마 교코는 "근현대사를 식민지 시각에서 조명하는 관점 또한 귀중하며, ('토지'의) 완전판 일본어 번역 완결은 출판계의 매우 큰 수확"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토지'의 일본어 번역판은 지난해 10월 완간됐다. '토지'를 일본어로 옮긴 번역가 시미즈 치사코는 10년 가까이 걸린 작업 기간 중 "몇 번이나 눈물을 흘렸다"고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회상했다.

한편 마이니치 출판문화상은 일본의 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인 1947년 일본 출판 문화 향상을 기원하며 창설됐다. 올해는 지난 8월까지 1년간 초판이 간행된 출판물이나 같은 시기에 완결된 전집을 대상으로 심사가 진행됐다. 총 329점의 작품이 선정 대상에 올랐으며 예선과 최종 심사를 거쳐 수상작이 결정됐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