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0여년만에 국무원 조직법 수술…총리 설 자리 더 줄어든다

독립된 행정부 역할 국무원, '당중앙' 전략 배치 관철 임무 추가
지난해 국무원 업무규칙 이은 행보…시진핑 체제 강화될 듯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리창 총리가 5일 최고 입법 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도착한 뒤 박수를 받고 있다. 2024.03.05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이 40여년만에 국무원 조직법을 개정한다. 오는 11일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에서 국무원 조직법 개정안 초안이 의결되면 총리의 역할이 약화되고 시진핑 주석의 1인 체제가 더욱 공고히 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인대는 5일 개막식에서 '국무원 조직법(수정초안)'을 심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무원 조직법은 1982년 헌법 제정과 함께 마련된 이후 그간 단 한 차례도 개정되지 않았다. 이를 위해 전인대는 지난해 10월과 12월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개정안 초안을 심의했다.

리훙중 전인대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국무원 조직법 개정은 국무원이 중국 공산당의 지도력을 견지하고 당과 국가의 지도 사상, 특히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리훙중 부위원장은 "국무원 조직법 개정의 핵심 내용은 중앙인민정부가 인민 중심의 발전 사상을 견지하고 인민이 만족하는 정부 건설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라고 "법 개정의 주요 임무는 시진핑의 법치사상을 견지하고 헌법의 규정, 원칙, 정신을 관철하며 전면적인 법치에 관한 당중앙의 전략적 배치를 관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개정안에는 국무원 주요 구성원과 관련된 규정이 바뀐다. 리 부위원장은 "부총리와 국무위원의 책임을 더욱 명확히 하고 국무원 구성원에 '중국인민은행장'을 포함하는 것을 추가한다"고 언급했다.

실제 개정안에는 부총리와 국무위원의 직무에 대해 총리의 업무를 보좌하고 업무 분장에 따라 해당 분야의 업무를 책임져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총리의 위임을 받아 다른 업무 또는 특수 업무를 담당할 수 있고 국무원을 대표해 통일된 지시에 따라 외교 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부총리와 국무위원의 역할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언급됐으나, 총리의 직무에 대한 언급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행보는 시진핑의 1인 체계를 공고하게 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국무원은 공산당으로부터 독립된 행정부 기능을 하며 정부의 정책 결정을 담당해왔다. 국가의 최고 책임자는 당총서기(주석)이지만, 총리는 큰 의사결정 권한을 행사할 수 있었다.

그러나 '3연임'에 성공하며 1인 체제를 구축한 시진핑은 '당정합일' 개혁을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2022년 전인대에서 자신들의 측근을 당 지도부에 앉힌 데 이어 지난해에는 '국무원 업무 규칙'을 개정했다.

지난해 개정된 규칙에는 "국무원의 중요한 업무를 진행하는 데 있어 국무원 전체회의와 국무원 상무위원회 회의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총리는 국무원 전체회의와 상무위원회 회의를 소집하거나 주재할 수 있다"라는 내용이 빠졌었다.

대신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강력한 지도 아래 당의 노선과 정책을 전면적으로 관철하고 경제 및 사회 발전을 위해 당의 정책을 준수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리 총리의 권한이 축소되고 있다는 신호는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전일에도 전인대는 총리가 주재하는 폐막 기자회견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 주석이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40년 넘게 이어진 당과 정부 간 관계가 과거와 다르게 재편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