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람코 CEO "세계 원유 재고 회복에 최장 2년 걸려"

"비상 비축유, 급한 불 끌 수 있어도 장기 공급난 해소 못해"

아민 나세르 사우디 아람코 최고경영자(CEO). 2024.03.2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아민 나세르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 최고경영자(CEO)가 중동 분쟁으로 급격히 줄어든 세계 원유 재고를 다시 채우는 데 최장 2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과 물량이 정상화되더라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나세르 CEO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에너지 인텔리전스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2월 28일 이란 전쟁 발발 당시 세계 원유 재고가 약 100억 배럴이었으나 이후 공급에서 약 30억 배럴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는 통상적으로 약 7개월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석유 제품 물량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재고에서 10억 배럴 이상이 빠져나갔는데, 이는 대부분 육상 상업 재고에서 나왔다.

남은 상업 재고는 60억 배럴 미만으로 추정되나, 대부분은 실제로 꺼내 쓸 수 없는 물량이다. 나세르 CEO는 세계 공급 여력이 "무서울 만큼 얇다"고 표현했다.

그는 비상 비축유 방출을 통해 급한 불을 끌 수는 있더라도 장기적 공급난을 해소하지는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아람코는 단기 차질에 대비해 원유 수출 경로를 늘리고 해외 저장 능력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번 발언은 주요 7개국(G7)이 국제에너지기구(IEA)를 통해 4개월간 1억 배럴을 공동 방출하기로 합의한 지 며칠 만에 나왔다. 여기에는 첫 20일간 경유를 집중 방출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IEA는 지난 3월 공동 조치에서 약속한 4억 배럴 가운데 3억 2500만 배럴가량이 이미 풀렸다고 밝혔다. 또한 중동산 원유 수출은 상당 부분 회복됐으나 석유제품 물량은 여전히 심각한 제약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은 지난 2월 28일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기 위해 선박을 표적 공격해 왔다.

최근 역내 수출은 전쟁 이전 수준에 가깝도록 회복됐으나 안보 위험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는 지난달 28일 이후 선박 공격 7건이 보고되는 등 공세가 재개돼 최근의 수송 회복세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