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나 조종사 있나요"…플라이두바이 아찔했던 기내 영상 공개

피투성이 기장·결박된 부기장 등 모습 담겨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타부크 공항에 비상착륙한 플라이두바이 FZ1073편 여객기 기에서 승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6.10.1 ⓒ AFP=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향하던 플라이두바이 여객기에서 부기장이 기장을 공격하고 항공기를 추락시키려 한 사건 당시 긴박한 기내 상황을 담은 영상이 새로 공개됐다.

1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채널12가 공개한 영상엔 승객과 승무원들이 기내에서 부기장의 공격을 저지한 직후 의사와 다른 조종사를 다급하게 찾는 모습과 피투성이가 된 기장, 결박된 부기장 등의 모습이 담겼다.

영상은 지난달 30일 플라이두바이 FZ1073편이 두바이에서 텔아비브로 향하던 중 오만 국적 부기장이 인도인 기장 스밋 마치하르를 공격한 뒤 촬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에서 승객들은 영어와 히브리어로 "그(부기장)가 비행기를 추락시키려 했다" "앉아 있으라"고 외쳤다. 이어 "의사가 있느냐"는 외침이 반복됐고, 이스라엘인 치과의사 쇼타 무사예프가 기내 앞쪽으로 달려가 응급처치에 나섰다. 이어 한 승객이 다른 조종사가 탑승하고 있는지 묻자 누군가 "그렇다"고 답하는 장면도 담겼다.

이 항공기는 부기장이 기장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약 30초 만에 약 1만 4000피트(약 4267m) 급강하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기장의 공격에 다친 마치하르 기장이 가까스로 조종석 문을 열자 승객과 승무원들이 부기장을 제압할 수 있었다고 한다.

승객 야니브 하윤은 부기장을 제압했을 때 그가 영어로 "나를 죽여라(Kill me)"고 외쳤다고 주장했다. 하윤은 부기장이 기장을 공격하면서 항공기가 급강하했을 당시 조종간을 당겨 기체를 안정시킨 승객으로 알려졌다.

이후 해당 항공기에 탑승 중이던 예비 조종사 2명이 조종간을 넘겨받아 기체를 사우디아라비아 타부크 공항에 비상 착륙시켰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 비상착륙했던 플라이두바이 여객기 승객들이 다른 항공편을 타고 이스라엘 로드의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이동하고 있다. 2026.10.1 ⓒ AFP=뉴스1

새로 공개된 영상엔 조종석 밖에서 피를 흘린 채 누워 있는 마치하르 기장의 모습도 찍혔다. 마치하르 기장은 다친 손을 움직여 보이며 부기장이 자신을 "여러 차례 공격했다"고 설명한 뒤 손가락을 움직일 순 있지만 주먹은 쥘 수 없다고 말했다.

피가 묻은 옷을 입은 부기장이 승무원들에게 둘러싸인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여객기가 사우디 공항에 착륙한 뒤 촬영된 영상에선 부기장이 두 손을 등 뒤로 결박당한 채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도 확인된다. 영상에서 한 승무원은 영어로 "이 사람은 테러리스트다. 경찰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다른 탑승자는 부기장이 도망갈 수 없도록 감시하고 있었다.

비행기에 타고 있던 이스라엘인 승객들은 처음엔 헤드폰 줄 등을 이용해 부기장을 결박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 당국의 조사를 받던 부기장은 1일 UAE 측에 넘겨졌다. UAE 검찰은 이번 사건이 테러 활동이나 목적과 연관됐는지, 사전에 계획됐거나 외부 지시를 받은 것인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보도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부기장이 "이슬람주의적 급진 사상에 세뇌됐다"고 주장했지만, UAE나 사우디 당국의 관련 공식 발표는 아직 없는 상태다.

네타냐후 총리 또한 이란의 이 사건 연계 여부에 대해선 "말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