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세자, 트럼프에게 '후티 공습' 직접 요청…트럼프 거부"

악시오스 보도…"美, 예멘 내전 직접 군사개입 대신 지원 치중"
이란과 호르무즈 집중 이유…"중부사령관, 긴급 회의차 사우디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8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나란히 앉아 회담하고 있다. 2025.11.1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2차례 전화해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을 요구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했다고 악시오스(Axios)가 미 정부 관계자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후티 병력이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의 남부 항구 도시 모카로 진격하고 사우디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군이 후퇴하자, 빈 살만 왕세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해 이런 상황을 설명했다.

몇 시간 뒤 빈 살만 왕세자는 다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후티를 상대로 미군이 공습에 나서 줄 것을 요청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거부했다.

미국은 내전 중인 예멘에서 사우디와 후티 반군 사이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사우디를 지원 중이나, 직접 군사 개입은 피하고 있다.

한 고위 당국자는 "미국은 홍해의 항행의 자유 보장과 같은 핵심 국가안보 이익을 보호하는 데 집중하는 한편, 역내 파트너들이 지역 안보 과제를 관리하고 해결하는 데 주도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역량을 싣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사우디에 후티 관련 정보와 표적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미 미군 병력 200여명이 사우디에서 비(非)물리적 지원을 맡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 2명에 따르면, 중동 주둔 미군을 지휘하는 브래드 쿠퍼 중부사령관은 이날 긴급 조율 회의를 위해 사우디를 찾았다.

사우디와 후티의 충돌은 지난 7월 사우디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 장례식에 참석한 뒤 귀국하던 후티 고위 인사들을 태운 이란 항공기의 예멘 사나 착륙을 저지하면서 재점화했다.

후티는 홍해에서 사우디 유조선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해상 봉쇄를 통해 보복한 뒤 사우디 에너지 시설로 공격 범위를 넓혔다. 사우디와 예멘 정부군은 공습과 지상 공세로 맞섰다.

당시 빈 살만 왕세자는 사나 공항 타격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청하면서도 미국의 군사 지원은 필요 없다고 선을 그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전투가 격화하면서 사우디는 미국에 점차 높은 수준의 지원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군·민간 당국자들은 최근 몇 주간 사우디 측에 '또 다른 전선을 열지 말고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에 집중하라'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라고 전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후티의 모카 장악 소식에 이날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이란이 이미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방해 중인 상황에서, 이란 지원을 받는 후티가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장악한다면 이란은 미국과 걸프 지역의 미 동맹국을 상대로 강력한 새 지렛대를 쥐게 된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