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튀르키예, 시리아 군 기지 폭격 놓고 '강대강' 대치…중동 긴장 고조
튀르키예軍 배치 이유로 시리아 군 공항 공습 파장 확산
이스라엘 "에르도안의 위험한 모험" vs 튀르키예 "네타냐후의 망상"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이스라엘이 튀르키예의 병력 주둔을 이유로 시리아 공군기지를 폭격한 뒤 튀르키예와 연일 '말 폭탄'을 주고받고 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2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튀르키예를 시리아에서의 위험한 모험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직격했다.
카츠 장관은 "이스라엘은 그 어떤 주체도 자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에르도안은 이스라엘의 자위 의지를 시험하려 드는 것보다 튀르키예 의회에서 이스라엘에 대해 현실과 떨어진 환상적인 주장을 이어가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18일 새벽 튀르키예 국경에서 약 70㎞ 떨어진 곳에 있는 시리아 북서부의 아부 알주후르 공군기지를 공습했다.
이 기지는 2013년 이후 전용 군 공항으로 사용되지는 않았지만 2024년 바샤르 알아사드 전 대통령이 축출된 후 시리아군의 새 훈련장으로 활용됐다.
이번 공습의 배경을 두고 네타냐후 총리가 오는 10월 총선을 앞두고 열세인 지지율을 극복하기 위해 튀르키예를 새로운 적으로 삼아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 내 우파 세력은 튀르키예를 잠재적 지역 경쟁국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은 공습이 튀르키예가 시리아 기지 내 군 병력 배치를 시도한 것에 대한 경고 차원이었다고 주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 군 라디오 팟캐스트에서 튀르키예군 주둔 가능성에 대해 "일반적인 경고"를 보냈지만, "그들이 듣지 않은 것 같아 더 명확하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사드 알샤이바니 시리아 외무장관은 같은 날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공습 수일 전 튀르키예 군 장교들이 기지를 방문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훈련과 전문성 교류 분야에서 진행 중인 군사 협력"이라고 밝혔다.
알샤이바니 장관은 "해당 장소에 튀르키예 기지를 건설하거나 튀르키예군 병력을 배치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이스라엘의 폭격에는 정당한 명분이 없다고 덧붙였다.
튀르키예는 이스라엘의 튀르키예군 배치 주장을 부인하며 네타냐후 총리가 국내정치용 공작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튀르키예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이스라엘의 아부 알두후르 공군기지 공격 이전이나 공격 당시 튀르키예 군사대표단은 기지에 체류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시리아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침해하는 어떠한 공격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르하네틴 두란 튀르키예 대통령실 커뮤니케이션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을 두고 "이스라엘 총리의 고조되는 국제적 고립, 정치적 공포, 망상이 다시 한번 반영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두란 국장은 네타냐후 총리가 "반(反)튀르키예 정서를 정치적 생명줄로 보고 있다"며 "주변 국가들, 특히 튀르키예를 향해 온갖 비난을 퍼부으며 자신들의 오명을 주변국에 뒤집어씌우려고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네타냐후 정권의 근본적인 문제는 안보를 안정과 외교가 아닌 지속적인 침략과 동일시한다는 점"이라며 "튀르키예는 집단학살자 네타냐후의 정세 불안정 유발 행위에 맞서 계속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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