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60일 핵협상'…'제재 완화-핵물질 처분' 선후관계 핵심

MOU "합의된 일정 따라 제재 종료·농축 물질 비축량 처분 해결"
트럼프 "핵 보유 막는 것이 핵심" vs 이란 "미국이 먼저 대가"

미국 성조기와 이란 국기 일러스트. 2026.03.23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따라 시작될 60일간의 핵 문제 관련 협상에서 이란의 핵 물질 처리와 대(對)이란 제재 완화의 선후관계가 핵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정부가 17일(현지시간) 공개한 MOU 중 핵 협상과 제재 완화 문제를 다루는 조항은 7항과 8항이다.

제재 문제를 다루는 7항은 "미국은 최종 합의의 일부로 합의되는 일정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 결의, 미국의 모든 일방적 제재(1·2차 제재)를 포함한 이란에 대한 모든 형태의 제재를 종료할 것을 약속한다"고 명시했다.

또 양국은 "상기 언급된 제재 종료 사안의 중대한 중요성을 인정하며, 이에 대한 상호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협상에서 이 사안들을 즉시 다루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8항은 "이란은 핵무기를 조달하거나 개발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한다"고 명시하고, 양국은 제7항에서 언급된 일정에서 "상호 합의될 메커니즘에 따라 농축 물질 비축량의 처분 문제"를 해결하기로 합의했다.

처분을 위한 "최소한의 방법론"으로는 "IAEA의 감독하에 현장에서 다운블렌딩(희석)하는 것"이 언급됐다.

양측은 또 "최종 합의에서 만족스러운 프레임워크가 합의되는 것을 바탕으로, 이란의 핵 수요와 관련된 농축 문제 및 기타 상호 합의된 사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핵 수요'는 이란이 지금까지 주장해 온 전력 공급을 위한 평화적인 원자력 이용 권리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8항은 이어 "최종 합의는 본 조항의 규정들을 확정하며, 이란은 상기 언급된 핵 문제의 중대한 중요성을 인정한다"고 명시했다. 양측은 핵 문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협상에서 이 사안들을 즉시 다루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질문자를 지명하고 있다. 2026.06.17. ⓒ AFP=뉴스1

이 조항들은 핵물질 처분과 제재 완화의 선후관계를 명시하고 있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란이 긍정적인 행동을 보일수록 미국도 그에 맞춰 경제적 보상을 늘리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이 먼저 핵물질 처분 등의 행동을 보여야 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17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이란에 직접 돈을 지급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란이 석유를 팔아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이란 재건) 기금에 접근하는 것을 허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들이 올바르게 행동할 경우에만 가능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이번 합의의 핵심"이라면서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도 구매도 할 수 없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만약 60일 안에 MOU가 이행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다시 폭격해야 할 수도 있다"면서 "우리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민간용 핵 프로그램을 계속하겠다고 하면 받아들이겠느냐는 질문에 "인접 국가들도 핵을 이용하는 데 전력 생산 목적으로 그들만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는 조금 어려울 것이다. 상식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문제 아니냐"라고 답하며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반면 이란 언론은 핵 대신 제재 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14개 조항 중 경제적 실리와 직결된 부분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마치 미국이 먼저 대가를 치르는 것처럼 보도했다.

IRNA는 또 '핵물질 희석은 상호 합의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독하에 진행된다'고만 보도하며 일방적인 핵 포기가 아님을 강조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