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합의서 배제된 이스라엘…"트럼프-네타냐후 관계 파국"

이스라엘, MOU 체결 직전 베이루트 공습 명령…트럼프 '격노'
美, MOU 전문도 공유 안해…FT "네타냐후에 정치적 사형선고"

15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06.15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밀월 관계가 이란 전쟁을 계기로 완전히 파국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과정에서 이스라엘이 철저히 배제되면서 네타냐후 총리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못해서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 협상을 위태롭게 하려 시도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기자에게 욕설을 내뱉는 것보다도 가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14일(미국 동부시간, 이란 기준 15일)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15일 전자서명 방식으로 MOU 서명까지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80세 생일에 맞춰 14일 합의를 위해 총력을 다했으나, 네타냐후 총리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공습을 명령하면서 거의 무산될 뻔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악시오스(Axios)에 "왜 비비(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그런 공격을 해야 했느냐"며 "정말 화가 났고 그 사실을 직접 전달했다. 그는 판단력이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전에도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전화해 만류했음에도 이란에 보복 공격을 감행한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2023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한 책임론, 부패 혐의 재판 등으로 정치적 입지가 위태로워, 이란 및 대리 세력과의 잇따른 전쟁을 통해 이를 돌파하고자 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럴듯한 명분을 들이밀어 2월 말 이란 전쟁을 일으켰다는 추측은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이란 전쟁의 출구 전략을 찾는 데 크게 애먹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네타냐후 총리의 설득에 귀를 기울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CNN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미국에 MOU 전문 확인을 요청했으나 '네타냐후 총리가 이를 사전 유출할 가능성'으로 인해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네타냐후 총리의 앞에는 미국과 이란의 합의를 받아들이거나, 합의를 무산시키려 시도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과 완전히 결별하는 두 가지 선택지만이 놓였다.

FT는 "'한 번 속으면 네 잘못, 두 번 속으면 내 잘못'이라는 격언에 비춰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배신당했다고 느낄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다"며 "이는 10월 말까지 총선을 치러야 하는 이스라엘 유권자들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합의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정치적 사형 선고나 다름없을 가능성이 크다"고도 짚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