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구호선단 활동가들 "이스라엘군, 구금 중 학대…성폭력 저질러"

"성폭력 사례 최소 15건 접수"…이스라엘 "허위 주장" 부인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에 체포됐던 가자지구 구호선단 활동가들이 튀르키예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6.5.21. ⓒ 뉴스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로 향하다 이스라엘군에 억류됐던 구호 선단 활동가들이 구금 중 성폭력을 비롯한 학대를 당했다고 고발했다. 이스라엘은 이를 부인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수무드 함대'(GSF)는 성폭력 사례 최소 15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가장 심각한 사례는 철조망과 컨테이너로 임시 교도소로 개조된 이스라엘 상륙정 한 척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활동가들은 컨테이너 안으로 던져진 뒤 머리와 갈비뼈를 맞았고 알몸 수색, 성적인 조롱, 성기 부위 추행, 강간 등을 포함한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

GSF는 "해당 선박 한 척에서만 최소 12건의 성폭력이 기록됐으며, 항문 강간과 권총에 의한 강제 삽입 사례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스페인 출신 활동가 미 호아 리는 "남성 4명이 내 얼굴을 벽에 찍으며 구타하기 시작했고, 저는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나기를 반복했다. 그들은 1분 이상 전기충격을 가했다"며 "그들은 내가 거의 의식을 잃을 때까지 계속 구타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출신 활동가 일라리아 만코수는 활동가들이 이른바 '교도선' 두 척으로 옮겨졌는데, 그중 한 척에서 유독 심각한 폭력이 자행됐다고 전했다.

그녀는 "활동가들은 이틀간 옷을 빼앗긴 채로 담요도 없는 채 밤에는 판지와 플라스틱으로 체온을 유지했다"며 "육지에 도착한 후에는 몇 시간 동안 무릎을 꿇도록 강요받았으며, 움직이거나 말하면 걷어차이거나 밀쳐졌다. 이후 교도소로 이송됐고, 잠을 잘 수 없도록 주기적으로 방을 옮겼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법조 관계자는 로마 검찰이 납치, 고문, 성폭력 등의 혐의를 수사 중이며, 향후 며칠간 이탈리아로 귀국한 활동가들의 증언을 청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독일 외무부 대변인은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도착한 독일 활동가들을 영사관 직원들이 면담한 결과 다수가 부상을 입고 의료 검진을 받고 있다며 "일부 제기된 주장은 심각한 만큼, 우리는 당연히 충분한 해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교도소 당국 대변인은 "제기된 주장은 허위이고 사실적 근거가 전혀 없다"며 "모든 수감자와 피억류자는 법에 따라, 기본권을 완전히 존중하는 방식으로, 전문 교육을 받은 교도소 직원의 감독하에 수용되고 있다"고 부인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9일 구호 선단을 저지하기 위해 국제 수역에서 50척의 선박에 탑승한 활동가 430명을 체포했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부 장관은 아슈도드 항구의 임시 구금 시설에서 활동가들이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는 가운데 이들을 조롱하고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고, 이 영상은 국제적 공분을 샀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벤그비르에 대한 제재를 신속히 결정할 수 있도록 유럽연합(EU) 외무장관 전원과 소통 중이라고 밝혔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