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즈타바 건재하다"…이란, 최고지도자 '허수아비' 의혹 철벽방어
부상 후 두문불출 모즈타바…대통령 "직접 만났다" 이례적 공개
혁명수비대 권력장악설 차단 의도…"체제 지도자 여전함 과시"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란 정부가 새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건재함을 알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즈타바가 부상 이후 공개 석상에 나타나지 않자 이란 정예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실권을 쥐었다는 의혹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 당국자들은 모즈타바의 실각설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그가 여전히 국가의 최종 결정권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7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모즈타바와 2시간 30분 동안 독대했다며 이례적으로 면담 사실을 공개했다.
모즈타바가 지난 2월 28일 미군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부상한 이후 정부 최고위급 인사가 그와 면담 사실을 공식 확인한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며칠 후에는 모즈타바가 이란군 통합사령부(하탐 알안비야) 사령관과 면담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최고지도자실도 적극적인 방어에 나섰다. 마자헤르 호세이니 최고지도자실 의전 책임자는 모즈타바의 부상이 경미하다고 주장했다.
호세이니는 심각한 머리 부상이나 신체 절단 등 모즈타바에 대한 서방 언론의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며 "그분은 무릎과 허리에 경미한 부상을 입었지만 허리는 이미 회복됐고 무릎도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리들이 이렇게 나오는 건 막강한 권력을 쥐게 된 혁명수비대가 실질적으로 국정을 좌우하고 있다는 추측을 잠재우기 위한 목적이다. 미국과의 종전 협상 등 중대한 외교적 결정을 앞둔 상황에서, 최종 결정권자가 누구인지를 명확히 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미국 측의 조롱 섞인 압박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이란 지도부는 완전히 엉망진창"이라며 "저들은 제 지도자가 누구인지도 모른다"고 꼬집었다.
발리 나스르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FT 인터뷰에서 "이란 지도부는 최고지도자가 과거에 그랬듯 지금도 체제의 정점이라는 점을 보여주려 한다"며 "최고지도자가 살아있고, 정상적으로 기능하며,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발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혁명수비대 역시 자신들이 전면에 나서기보다 최고지도자의 권위를 내세우는 편이 안정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분석했다.
이란 분석가 사이드 라일라즈는 FT에 "지정학적 및 전략적 사안은 군 최고위층의 조력을 바탕으로 모즈타바가 직접 결정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젊은 그가 이란 통치체제의 장악력을 모두 확보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모즈타바가 혁명수비대 지휘관과 고위 관료들의 결정에 단순히 승인만 해 주는 '고무도장' 역할을 하고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국제위기그룹의 이란 전문가 알리 바에즈는 "하메네이가 아니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과 혁명수비대의 아마드 바히디 사령관,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등이 주도권을 잡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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