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보합 마감…호르무즈 통항 재개에 안도, 선박 피격에 공급 불안
中 유조선·일본 선박 일부 해협 통과
이란, 통제 강화 속 "선별 통항 허용"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국제유가가 호르무즈 해협 일부 통항 재개 소식에 장중 상승폭을 반납하며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다만 선박 피격과 나포 사건이 이어지며 중동 전쟁에 따른 공급 불안 우려는 여전히 시장을 짓눌렀다.
14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7월물은 배럴당 9센트(0.09%) 오른 105.72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107.13달러까지 올랐지만 이후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6월물 역시 15센트(0.15%) 상승한 101.1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박 이동 재개 소식에 따라 유가는 출렁였다. 이란 국영 매체는 이날 약 30척의 선박이 전날 저녁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쟁 이전 하루 평균 통항량인 약 140척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시장에서는 공급망 마비 우려가 일부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백악관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회담 이후 양측이 "에너지의 자유로운 흐름을 위해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마타도어 이코노믹스의 팀 스나이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이란이 중국의 보호 기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일부 선박 통과를 허용하는 것인지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중국 선박과 연계된 유조선 통항 사례가 잇따랐다. 앞서 이틀 전에는 이라크산 원유 200만배럴을 실은 중국 초대형 유조선이 두 달 넘게 걸프 해역에 묶여 있다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이날은 일본 정유업체 에네오스가 관리하는 파나마 선적 유조선 역시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란은 현재 해협 통제를 강화하며 이라크·파키스탄 등과 별도 협정을 통해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은 일부 중국 선박에 대해 통항 허용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호르무즈 긴장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도 동시에 나왔다.
영국 해사보안기구(UKMTO)는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항구 인근에 정박 중이던 선박에 "승인되지 않은 인원"이 승선해 이란 방향으로 조종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만 해안에서는 아프리카에서 UAE로 가축을 운송하던 인도 화물선이 침몰하기도 했다.
타마스 바르가 PVM 원유시장 애널리스트는 "통항 허용 선박 증가가 실제 수급보다 시장 심리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유가 상단을 제한할 수는 있지만 유가를 의미 있게 끌어내릴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제기구들도 공급 부족 가능성을 경고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날 올해 글로벌 원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중동 전쟁과 호르무즈 봉쇄 여파로 세계 경제가 부정적 시나리오(adverse scenario)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IMF는 올해 세계 성장률이 지난해 3.4%에서 2.5%로 둔화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미국 원유 재고는 감소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는 수출 증가 영향으로 430만배럴 감소한 4억5290만배럴을 기록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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