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 속 UAE의 외교 딜레마…"아브라함 협정에 갇혔다" 분석도

퀸시연구소 부소장 "이스라엘과 수교 정상화로 덫에 빠져"
이스라엘 "네타냐후, UAE 방문은 역사적 돌파구"…UAE는 방문 부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UAE의 셰이크 압둘라 빈 자예드 알나흐얀 외무장관, 바레인의 압둘라티프 빈 라시드 알자야니 외무장관과 함께 이스라엘과 UAE, 바레인 간의 외교관계 정상화를 위한 '아브라함 협정' 서명식에 참석을 하고 있다. 2020.09.15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이란과 아랍에미리트(UAE)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워싱턴 DC 소재 싱크탱크인 퀸시연구소의 트리타 파시 부소장이 UAE의 '아브라함 협정' 가입을 "전략적 실책"이라고 비판했다.

파시 부소장은 13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를 통해 "아브라함 협정의 핵심은 이란에 맞서기 위한 아랍-이스라엘 동맹 구축이었으며, 최근 이스라엘·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은 그 본질이 무엇인지 명백히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중동 외교 전문가인 그는 UAE가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깊은 적대감에 자국을 스스로 결속시킨 점을 가장 큰 패착으로 꼽았다. 그는 "이스라엘-이란의 적대감은 인접국인 UAE와 이란 간의 갈등보다 훨씬 뿌리 깊은 것"이라며 "정작 1000km나 떨어져 있는 이스라엘의 원한 관계에 UAE가 휘말려 들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UAE는 덫에 갇힌 형국"이라며 "이번 전쟁은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이 이란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이스라엘에 더 밀착하도록 강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전쟁 중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아부다비를 비밀리에 방문해 '아이언 돔' 지원을 제안한 것을 두고, 이스라엘은 이를 "돌파구"라 부르지만 실상은 "아브라함 협정이 UAE를 겨냥한 덫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이스라엘 총리실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과의 전쟁 기간 중 UAE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대통령과 비밀 회동을 가졌다고 밝히며, 이번 만남이 "양국 관계의 역사적 돌파구"라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두 사람이 지난 3월 26일 오만 국경 인근 알아인에서 수 시간 동안 회담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UAE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과 UAE 관계는 공개적이며 투명하지 않거나 비공식적 합의에 기반하지 않는다"며 "비공개 방문이나 비공식 합의에 대한 주장은 공식 발표가 없는 한 근거가 없다"고 부인했다.

한편 앞서 악시오스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이스라엘이 전쟁 발발 이후 UAE에 아이언돔과 첨단 레이저 방공 시스템 '아이언빔', 드론 감시 체계 등을 지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UAE는 지난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이후 이란으로부터 가장 많은 보복 공격을 받은 국가로, 이란은 UAE를 향해 탄도·순항미사일 약 500발과 드론 2200여 대를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지난 12일 한 행사에서 이스라엘이 UAE에 아이언돔 방공 체계와 운용 인력을 지원했다고 밝히며, 이는 "아브라함 협정에 기반한 양국의 특별한 관계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브라함 협정은 2020년 9월,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이 아랍 국가인 UAE, 바레인과 체결한 국교 정상화 합의이다. 이후 모로코와 수단도 이 흐름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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