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에 고래가 고생'…선박과 충돌 위험 4배 ↑
남아공 프리토리아대 연구…"선박 소음 적응 안돼 피하지 못해"
"선박들, 홍해 대신 남아공으로 우회하며 서식지 침범"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중동 지역 분쟁으로 남아프리카 해역으로 우회하는 선박이 많이 늘어나 고래와의 충돌 위험이 급격히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 AFP통신에 따르면 남아공 프리토리아대 연구진은 최근 국제포경위원회(IWC) 회의에서 발표한 보고서에서,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피한 선박들이 2023년 말 이후 남아공 남서부 해역으로 몰리며 고래 서식지와 항로가 넓게 겹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올해 3~4월 남아프리카를 둘러 항해한 상업 선박은 하루 평균 89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를 넘었다.
연구진은 특히 고속 운항 선박이 심하게 증가해 충돌 위험이 네 배 가까이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고래들은 먹이 활동 등으로 분주할 때 선박 접근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위험이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 관계자들은 어떤 종은 선박 행동에 익숙해져 피하지만 어떤 종은 적응이 채 되지 않아 피하지 못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소음에 적응된 로스앤젤레스(LA) 앞바다의 참고래는 뱃소리가 들리면 그냥 물속으로 가라앉아 몸을 피하지만 다른 종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기후 변화로 고래의 이동·먹이 활동 패턴이 변하면서 위험이 더 커졌다는 분석도 있다. 남아공 서해안에서는 2011년부터 혹등고래 대규모 무리가 계절적으로 먹이 활동을 보이고 있는데, 이 지역은 최근 선박 통행이 급증한 곳이다.
보고서는 선박 항로를 해안에서 약간 멀리 이동시키는 등의 변화만으로도 충돌 위험을 20~50% 줄일 수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선박에 인공지능(AI) 기반 카메라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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