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상봉쇄로 이란 원유저장고 찬다…2주면 생산중단 몰려"

FT "이란 원유 저장고 이미 51% 차…16일 뒤면 포화 상태"
테헤란 '홍해 봉쇄' 맞불 위협…'누가 더 오래 버티나' 치킨게임 양상

지난 3월 1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라스알카이마 북부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 인근 페르시아만의 화물선. 2026.04.15.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란에 대한 미국의 해상 봉쇄가 성공한다면 이란이 약 2주 안에 원유 생산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위성 데이터 분석업체 카이로스 자료를 인용해 미국의 압박이 이란의 경제적 생명줄을 끊을 수 있는 임계점에 다다랐다고 평가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이란의 육상 원유 저장 탱크는 저장 용량의 약 51%가 이미 채워진 상태다.

이란이 하루 평균 약 18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하는 상황에서 이 물량이 고스란히 저장고에 쌓인다면, 약 16일 뒤에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기록했던 역대 최대 저장량인 9200만 배럴을 넘어서게 된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에너지애스펙츠는 이란이 유정의 영구적 손상을 피하기 위해 저장고가 가득 차기 전인 10일~15일 안에 감산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란은 미국의 압박에 쉽게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란은 고유가 상황을 견뎌야 하는 미국보다 경제적 압박을 버티는 능력이 더 뛰어나다고 자신하고 있다.

실제로 이란은 분쟁 발발 이후에도 원유 수출을 지속하며 오히려 유가 급등으로 전쟁 전보다 두 배 가까운 수입을 올렸다. 이는 정부의 2026년 예산 추정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또 호르무즈 해협 외부에 유조선 형태로 비축해 둔 1억5000만 배럴의 원유는 봉쇄 상황에서도 몇 주간 수출을 이어갈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불리해지자 이란은 군사적 보복이라는 극단적인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란의 분석가들은 미국의 봉쇄로 원유 수출이 전면 중단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지역 경쟁국들의 주요 수출로인 홍해 남단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폐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을 동원해 홍해를 지나는 선박들을 위협하는 방식으로 현실화할 수 있다. 한 이란 전직 관리는 "이란 유조선에 접근하는 미군 헬기는 격추될 것"이라는 강경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 미국의 해상 봉쇄는 이란의 협상력을 제거하려는 시도인 동시에, 양국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위험한 도박이 되고 있다.

수십 년간의 제재로 단련된 이란이지만 수출길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물리적 봉쇄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압박이다. 이란이 실제 군사적 보복에 나설 경우 국제 유가가 또 한 번 폭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은 이번 봉쇄로 이란이 하루 약 4억3500만 달러(약 6414억 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산했다.

영국 채텀하우스의 사남 바킬 중동 국장은 "이번 전쟁을 정권의 생존이 걸린 문제로 여기는 이란은 국민의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완강하게 저항할 것"이라며 "심리적 관점에서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오래 버틸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오는 19일로 예정된 미국의 이란산 원유 제재 유예 조치 만료일이 이번 사태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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